배추흰나비3

022. 배추흰나비3

바꿔치기 했던 통에서 나비 두 마리가 무사히 태어났고, 번데기 하나만 남아있었다.

느린 이 녀석, 얼마나 예쁘게 태어나려고 이럴까.


다음 날 녀석이 힘겹게 나오고 있었다.

번데기에서 나오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라 학생들도 나도 신나게 지켜봤다.


날개돋이는 2~5분이면 끝난다는데 녀석의 날개가 펴지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급식을 마치고 집에 갈 때 까지도 녀석의 날개돋이는 끝나지 않았다.


그런 녀석이 걱정됐는지 아이들 세 명이 남아있었다. 그중 현주라는 아이가 아이디어를 하나를 냈다.


“선생님, 아까 밥 먹고 돌아오는데 학교 꽃밭이 예뻤어요. 거기다가 데려다 주면 안돼요?”


나는 과학 수업의 일부이자, 관찰의 대상으로만 생각했었던 배추흰나비를 현주와 친구들은 하나의 아픈 생명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우린 그렇게 못 다 핀 나비 한 마리를 꽃밭에 올려주었다. 녀석은 하얀 꽃이 되었다.


현주는 녀석의 목소리를 들은 걸까.

천국이 왜 아이들의 것이라 했는지 알 것만 같다.

나비꽃.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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