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푸드

023. 소울푸드

어린 시절, 왜 그렇게 자주 배가 고팠던지.

친구들과 실컷 놀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 밥 줘.” 소리를 하곤 했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넌 엄마만 보면 밥 달라고 하냐.”라는 핀잔을 주시면서 늘 바로 음식을 해주셨다.


주말 점심이면 해주시던 매콤달콤 떡볶이,

없으면 섭섭했던 계란 묻힌 소시지 반찬,

씹을수록 맛있는 진미채볶음,

구수하고 따뜻한 청국장과 찌개들,

형이 좋아하던 계란찜,

내가 좋아하던 계란말이,

두 개 끓여도 부족하던 새콤달콤 비빔면.


낯선 타지에서 엄마가 해준 요리가 그리워 그때 그 맛을 추억하며 요리를 해본 적이 있다.

결과는 역시 대부분 실패였다. 뭐가 빠졌기에 그런 걸까.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그 쉬운 라면조차 물의 양이 다른 지, 들어가는 재료가 더 있는지 맛이 달랐다.


그렇지만 딱 하나 성공한 것이 있었으니,

물을 버리고 남은 면에 참기름 한 방울과 소스를 잘 버무린 뒤, 채 썬 오이와 반으로 자른 계란, 통깨를 올리면 완성되는 비빔면이었다.


비빔면만이 엄마가 해주던 맛과 가장 흡사했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 울음을 뚝 그치듯이, 위로가 필요할 때면 먹게 되는 내 소울푸드가 돼버렸다.


2, 3학년 아이들 일기장을 보면 먹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늘은 엄마가 00을 해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그래, 그 맛들을 잘 기억하렴.


부모, 학생에게 동의를 구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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