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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린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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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로 돌아온 개구리
Mar 14. 2021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주택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골목마다 주차해둔 차들이 유독 많다.
부모님들께서는 당연히 아이들의 등하굣길이 걱정될 수밖에 없었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
하기에 학생들이 자전거, 킥보드 등 바퀴 달린 모든 것들을 거의 못 타게 하셨다.
그래서인지 3학년인데도 불구하고 반 아이들 중 3분의 1만이 두 발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새를 봐야 어린 새도 본인이 날 수 있다는 걸 알 텐데,
자전거가 금기시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자전거를 배울 생각이 들 수 있나.
환경이 문제였다.
큰 공원은 늘 번화한 곳에만 있으니까.
지상 주차장 없는 아파트 단지도 그들만의 것이니까.
그런 아이들 생각에 ‘사제동행 문화체험’으로 출장을 쓰고 영산강 자전거길 안내센터로 종종 떠나곤 했다.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아이들은 각자의 자전거를 빌렸고, 못 타는 아이는 나와 함께 2인용 자전거를 탔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동차 걱정 없이 영산강 자전거 길을 따라 실컷 달리던 아이들의 모습은 바람 같았다.
자신들의 체력을 과신했을까.
저마다 거리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때 자전거를 가장 잘 타던 강현이가 속도를 줄이며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도준아, 네가 제일 앞에 가. 우리가 뒤에서 따라 갈게.”
녀석들은 멀리 가는 법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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