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앵무새

034. 말 못하는 앵무새

리퍼매장,

반품된 제품들이 여기저기 진열되어 있다.

반품된 것들은 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으리라.


반품된 녀석들 중에 제일 모지리들만 모여 있는 코너가 있었는데,

녀석들은 전부 특가 세일 중이었다.


검은색 말이 몇 개 없는 체스,

문이 안 열리는 신비아파트 장난감,

리모컨이 고장 난 조종 자동차 등등.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으니,

말 못하는 앵무새 장난감이었다.


가슴에 붙은 바코드에는 “말 못함.” 세 글자가 적혀있었고,

녀석의 값어치는 4300원에서 2300원으로 삭감돼 있었다.

앵무새가 말 못한다는 건 얼마나 큰 고통일까.


장난감을 구경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못하는 앵무새는 반드시 팔릴 것이다.

말 못 하는 앵무새.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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