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 벨튀
벨튀.
듣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어렸을 때 실행에 옮기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장난이었다.
벨튀엔 성립 조건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누르고 도망칠 통로를 두 군데 이상 확보할 것.
둘째, 누르기 전에 귀를 가까이 데고 소리를 들어볼 것.
셋째, 누른 다음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칠 것.
진짜 벨튀 맛집은 누군가 나오는 집이다.
아무도 나오지 않는 집은 재미가 없다.
그렇지만, 맛집을 계속 이용하다보면 낭패를 볼 수가 있다.
한번은 친구 녀석이 내게 씩씩대며 벨튀 때문에 짜증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키득대고 도망가는 초딩 녀석들이 얼마나 얄미운지 아냐면서 말이다.
벨을 누르자마자 문 열고 쫓아가서 혼내려주려 했는데 한 번도 못 잡았단다.
그래서 자주 오는 시간에 문 뒤에 숨어서 대기한 적도 있다고 했다.
친구의 집은 1층 101호였고, 녀석은
아이들이 벨을 누르면 언제나 씩씩대며 달려 나왔다.
진정한 벨튀 맛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