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051. 공중전화

쾅쾅쾅. 띵동띵동.


학교 끝나고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을 때의 곤란함을 기억하는가.


요즘은 번호키가 많이 있지만, 그때는 열쇠가 없어 집에 못 들어가곤 했다.

그럴 때면 우유 배달 주머니를 뒤지거나 계량함을 열어 열쇠가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래도 없으면 가는 곳이 있으니 바로 공중전화였다.


공중전화부스에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수화기가 공중전화 위에 올려져 있을 때였다.

누군가 쓰고 떠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잔돈이 다음 사람에게 한줌의 희망이 되었다.

땡전 한 푼 없을 때도 통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니, 바로 콜렉트콜이다.

1541, 1633 아직까지 이 번호가 기억난다는 건 얼마나 짠내나는 통화가 많았다는 걸까.

수신자 부담으로 연결되기 전, 잠깐 연결되는 그 순간 모든 용건을 털어내야 했다.

한 번에 전달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고 수화기를 얼른 내리고 다시 콜렉트콜로 연결했다.

요즘은 공중전화가 가끔 보일 뿐, 그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걸 보기 어렵다.


공중전화

상대가 받길 바라며 발을 동동이던

닳아지는 잔액에 목소리가 빨라지던

다음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울려뒀던,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던,

돈을 더 넣어달라고 깜빡이던

어린 나의 전화기, 안녕.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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