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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린이였지
지렁이 옮기기
058. 지렁이 옮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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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로 돌아온 개구리
Mar 19. 2021
비온 뒤 맑음.
누군가는 애타게 기다린 순간이지만
지렁이에게는 어지간히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그늘은 점점 사라져가고,
따가워지는 뙤약볕에 마음은 급해져간다.
느릿느릿 자리를 옮기려고 해보는데
그게 맘대로 되겠나.
그런 지렁이를 손으로 집어서 그늘로 옮겨주려 했는데
그 특유의 촉감이 무서워 자꾸 녀석을 잡았다가 놓쳤다가를 반복했다.
그때, 지나가던 돌봄 교실 학생들이 이런 나를 보고 흥미 어린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중 유독 머리가 짧은 남학생이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보란 듯이,
지렁이를 집어 그늘로 옮겨 줬다.
지렁이에게 인사까지 하는 녀석의 여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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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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