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 머피의 법칙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샐리의 법칙과 반대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쓰곤 한다.
6학년 때 1박 2일을 수련회를 떠난 적이 있었다.
집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설렘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의 설렘을 질투했는지, 많은 불운들이 따라왔다.
수련회 전날 ‘짱’이었던 친구와 게임을 하다가 이겨버려서 짱에게 두들겨 맞은 재형이,
같이 깐족대다가 ‘짱’에게 맞은 영수, 미끄러져서 다친 태영이, 그리고 나.
이렇게 네 친구들이 모여서 ‘불동모’를 만들었다. 불쌍한 동지들의 모임이었다.
우린 서로를 위로해줬다. 난 불동모 중에 대장이 되었다.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수련회였다.
분명히 안경을 가방에 넣고 잤는데 안경은 부러져 버렸고,
가방 속에 있던 탄산음료는 터져있었다.
흐릿해진 눈과 끈적끈적해진 가방이 주는 불쾌함으로 예민함이 극도로 달해있을 때,
평소 장난을 잘치던 동수가 시비를 걸었고 마지막 강연 중에 싸워버렸다.
결국 앞으로 나가 선생님께 발바닥을 흠씬 두들겨 맞았다.
강연이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사진 속 내 모습엔 억울함이 가득하다.
이렇게 불행이 몰려왔어도, ‘불동모’였던 녀석들과 아직도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다.
나 혼자 겪은 불행이 아니라서, 함께 겪은 불행이기에 그저 하나의 웃음 소재가 됐다.
머피의 법칙은 함께 해야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