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순진의 경계
"선배, 순수와 순진의 의미를 알아요?
순수는 알면서 하지 않는 것
순진은 몰라서 못하는 것 "
아주 아주 오래전 J와 나눴던 그 대화의 시작과 끝은
무엇이었을까.
아주 가끔
착하고 순수했던 J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순수와 순진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순수는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는 것’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는 상태.
순진은 ‘마음이 꾸밈이 없이 순박하고 참되다’는 뜻과 함께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함’
비슷한 의미인 듯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차이는
순수는 중립적, 긍정적 뉘앙스.
순진은 어수룩함에 부정적 어감이 강하다.
그래서 순진하다는 말은 욕이다.
장난이든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이든.
순수는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유지될 수 있는 태도.
그래서 그런 이를 만나면 마음이 맑아진다.
아주아주 오래전,
후배가 했던 그 말은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있네.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 하지 않는 것 '
언제까지나 순수하게 살고 싶은 마음.
그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을 마주하며
그냥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고 싶은 마음.
그 마음 끝에
감정적 피로감이 쌓인다면
툭툭 털어야지.
먼지를 털듯.
청소를 하듯.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영화를 보고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채워 넣어야지.
그렇게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냐고 누가 묻는다면
그렇게 사는 게 마음 편하니까.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당당하게.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