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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Jan 31. 2016

물의 나이테

Stairway To Heaven


이런 풍경이었지요.

바로 눈앞에 작은 배가 하나 있었지요. 그 뒤에는 강물이 흐르고 강 건너 저편에는 들판이 보이고 그 뒤에는 몇 겹의 산이 있었지요.      


평범한 풍경이었지요.

강물은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고 바람이 불 때마다 접혔다 펴졌다 했지요. 평범한 마음이었지요. 그런 걸 보고 마음에 파문이 일거나 생각에 잠길 일도 없었겠지요.    


나이가 그랬지요.

저기, 중간쯤은 건너가고 있다는 위안. 마음의 주름도 그랬지요. 살면서, 살면서 몇 번 접혔다 펴졌다 하다 보면 사공이거나 작은 배, 강물일 것도 없었지요. 흔들려도 웃을 수 있었고 반짝여도 눈물 날 때가 있었지요.     


대개, 이런 풍경이었지요.

물가로 나가서 손발을 담그면 받아놓은 목욕물처럼 따뜻할 것만 같다는 생각. 그래서 살다가, 살다가 또 그쪽을 아늑하게 바라보곤 했지요. 괜히 아련할 때도 있었지요. 난 꼭 어떤 사람 생각하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

괜히 아득할 때도 있었지요.

그러면 이런 풍경은 쭉 펼쳐진 계단으로 보이던데요. 천국으로 가는 계단Stairway To Heaven. 나의 눈에 원근감이 느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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