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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Dec 20. 2019

공존 2

상쾌환이 필요해


공원 산책 중 상황.

어디선가 아주 시끄러운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그날 밖에 시간이 안 된다니까! 그래, 다른 날은 안 돼! 그래, 친구야. 그날 5시야. 그날 보세. 어어, 끊어."


전화 통화 중인가보네.

그 앞을 지나가면서 보니, 벤치에 두분이 계셨다.

산타클로스 몸매의 할아버지와 날씬한 할아버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바로 알았다.

그분은 껄껄, 허세 가득, 호탕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꽉 찼어. 다 찼어. 올해는 이걸로 스케줄 끝이야."     


그러자 옆의 할아버지가 맞장구를 쳐주셨다.     

"바쁘겠네, 아주 바쁘겠어. 술독에 아주 빠져 살겠네, 허허."   


엿들은 거 아니다.

그냥 귀에 들어왔다. 얼마나 큰 소리였던지.


*

아, 올해의 끝자락이로구나.

모임 많은 연말 내내, 상쾌한'상쾌환' 마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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