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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Feb 13. 2020

시간의 숲 2

가장 아름다울 때


이야기는 봄 숲을 다녀온 후 시작됩니다. 가까운 선배에게 온 숲이 파릇파릇한 연둣빛이더라고, 예쁘고 여린 모습과 빛깔에 대해 자랑한 거지요.     


그러자 “사람과 가장 친할 때 잘 다녀왔다.”는 겁니다. 무슨 이야기냐고 묻자 여름 숲에 대해 얘기해 줬습니다. 여름 숲은 너무나 무성해서 사람을 압도한다고. 여름 숲이 뿜어내는 기운을 느껴 본 사람은 잘 안다고.     



그냥 흘려들을 게 아닌 얘기로 들렸습니다.

이런 얘기로 들렸던 거지요.

가장 잘 할 때를 사실은 가장 조심해야 해. 네게는 매력이어도 남에게는 부담이고 상처일 수도 있단다. 가장 아름다울 때가 가장 무서운 때라서 그래.     


심지어는 이런 얘기로도 들린 거지요.

최고를 꿈꾸던 시절이 더 좋을 수도 있어. 정점을 찍고 난 다음이 사실은 진짜 황금기란다. 그때 뿜어내는 향기가 독도 없고 질릴 일도 없어서 그래.          



*

이제 뼈저린데 걸 이미 넘어가 있는 고수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봄 숲이던 때를 잊지 말고, 가을 숲의 원숙함을 배울 수 있기를. 여름같이 마음 무성하던 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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