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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Jan 19. 2020

새삼

사랑입문, 재입문


우리는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는 눈을 반짝이며 요목조목 잘 살펴보지만 오래된 것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지요. 특히 자신이 가장 잘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들여다보지 않고 지나칩니다. 앎의 착시현상이지요.


눈감고도 찾을 수 있는 곳. 그러나 사실은 잊은 곳. 그곳은 대개 귀한 걸 모셔놓은 곳이기도 하고 모락모락, 추억의 연기가 올라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래 방치해 둔 보물 상자를 가끔씩은 열어보시길. 낯선 새로움과는 다른, 낯익은 즐거움들이 들어 있어요.


사랑이란 게 딱 그렇게 보입니다. 사랑에 입장할 때의 기쁨, 사랑 중일 때의 기쁨, 사랑을 돌아볼 때의 기쁨, 사랑을 간직할 때의 기쁨이 어떻게 서로 비교될 수 있을까요. 다 좋기만 하지요.


새로운 것들은 불현듯 찾아와 삶을 설레게 하고, 시간이 지나 더 새로운 것들이 찾아오면 흔쾌히 자리를 내주고, 의젓하게 귀향해 당신의 보물 상자로 모이고 있습니다. 열기만 하세요. 새삼 새로운 것을 보실 겁니다. 은근히 묵혀진 맛과 진한 향이 정겨울 겁니다.  


*

새로운 것들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지만 다시 발견하는 것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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