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의 영역

by 손명찬


“빵 굽고 꽃꽂이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평안하고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어요.”

어느 영화 속, 평생 분주히 살았던 할머니의 말입니다.

세상이 늘 바쁘게 돌아가야 하고, 사람이 다 도전하고 꿈을 꿔야만 정상인 건 아니지요.

전쟁과 같은 나날을 살아 온 사람은 쉬어야 합니다.

백전노장을 다시 훈련소로 보내지 마세요. 이제 막 긴 여행에서 돌아 온 사람도 좀 쉬어야 합니다. 그에게 여행의 가치를 설명하려 들지 마세요. 인생마다 남다른 의미도 있고 모를 일도 있지만,

누군가가 나서 굳이 다 가르쳐 줘야 할 일은 아닙니다.

당신이 알고 깨달은 거, 남들도 그래야 한다고 믿을 때 누군가에게는 큰 고통을 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일상의 삶도 소중하고 숭고합니다. 꿈 없이 산다, 단언하지 마세요.

지식과 지혜는 많은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려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만큼은 영 힘을 못 씁니다. 아직은 당신의 영역이 아니고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겠지요.

*

그리 가면서 사람은 사실과 진실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현실 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