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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Mar 20. 2020

나 홀로 여행


고독한 사람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을 곧잘 찾아간다.
 
거기서 나무와 꽃과 새와 친구를 맺는다.
한 사람을 대표해서 하나의 나무와 꽃과 새와 만난다.
 
그래서 그는 외롭지 않다.
말할 것도 없이 잔잔하다.
 
외로운 사람은
섬에 표류 되면 필사적으로 빠져 나오려고 한다.
 
잠시 머무는 시간에도 그는 사람의 대역을 찾는다.
나무와 꽃과 새는 사람 말을 들어야 한다, 동화처럼.
 
그래도 뼛속 깊이 외롭다.
혼잣말을 두 번해야 대화가 되니.
 
“사람 말이 말 같지 않아?”
화를 내도 멱살을 잡아주는 나무와 꽃과 새는 없다.
 

*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서부터 오히려 외롭고 고독해지기 시작한다.
하늘과 이야기하고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부터
이 세상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고독하고도 외로운 존재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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