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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Feb 28. 2020

다시, 금요일 밤에

HUMANBEING TV



    생존, 그것은 봄의 귀환이다.
    다음 봄에 이르기.
    귀환 못해 생기는 병이 최초의 병이다.
    옛날 집을, 옛날 얼굴들을 보고 싶으나
    귀환할 수 없어 괴로운 영혼, 고통,     
    오디세우스의 병도 이것이다.
    불씨에서 멀어진 여인네들의 품에서   
    사냥꾼들의 병, 영웅들의 병.

    - 파스칼 키냐르, 책 ‘심연들’ 중에서


뿌리 없이 표류하는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 철학자라지요.

병은 몸부림으로 나타나고 그리움, 목마름의 증상이 있더군요. 겪어보니 그래요. 겪고 나면 알아요.

실존humanbeing인 자아가 하늘편에 걸치지 못하고 땅을 딛고 사는 현실. 한없는 무거움과 부질없는 가벼움이 동시에 느껴져 당혹스러운.

죽기 전에는, 시선 외에는 하늘에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는, 아직은 버티는 상황...

하늘에서 보낸 병거 타고 하늘로 지 않고 올라갔다는 엘리야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지요.


대학로 낙산공원 위에서, 내려다 보다가 올려다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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