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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Apr 22. 2020

그리운 항구, 그리운 오솔길


바다에 가면 가장 먼저 만날 건 저 멀리의 수평선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건 밀물 끝에 달린 물거품입니다. 사람은 바로 그 앞에서 해 지도록 모래성을 짓고 있습니다.     


높은 파도 속에서도 배우는 자는 배우고 보는 자는 봅니다. 느껴봐야 할 것을 자기 앞으로 한껏 가까이 당겨 놓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은 복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한 시인은 군대 시절을 군함에서 보냈는데 제대할 때까지 쓴 시와 글이 라면 상자로 여러 개였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 물과 산을 아는, 정겨운 시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만난 물과 중년을 넘기며 만난 산이

노년에는 마음의 풍경이 되고 오솔길의 친구가 되어줍니다. 등댓불 같은 노래를 그들이 불러주고 그가 시로 받아 적습니다.           


*

오늘, 그 물과 산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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