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유명한 고성 풍경이었습니다. 진지하게, 인내심으로, 스스로 감탄해가며 열심히 맞추다가 거의 끝날 무렵에 조각 그림 하나가 없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내가 잃어버린 건지, 원래부터 없었던 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참, 허탈했습니다.
내내 찾다가 결국 제작회사에게까지 연락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해당부서의 직원은 친절하게 몇 번째 줄 몇 번째 칸인지 묻다가 “이렇게 해결하는 게 더 복잡하니 차라리 통째로 반품을 하라.”는 겁니다. 한 조각이 없어서 완성되지 못한 퍼즐은 결국 제작회사로 보내졌고 감사하게도 며칠 후 같은 모델의 퍼즐을 다시 새 걸로 받았습니다.
어느 미래에는 외톨이가 된 퍼즐 한 조각이 장롱 밑에서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한 조각이 없는 999개의 퍼즐 조각들도 재활용되지 않고 그냥 버려진다고 합니다. 1,000개가 모여 완성되는 것만이 그 목적의 상품으로서 의미를 갖는 순간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