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이 거대한 그물이었을 때
한 가운데가 제대로 찢어진 것을 몰랐지요.
오랜 수고, 고된 작업으로도
물고기를 잡을 수 없는 이유를 몰랐겠지요.
더군다나 빤히 물고기 떼가 보이기에
그대로 항구로 돌아갈 수가 없었어요.
늘 하던 대로니 달라질 게 없었지요.
꼭 원하는 답을 하나만 미리 정해놓고
내 뜻과 똑같이 말해줄 사람이 나올 때까지
찾아 다녔기에 다른 들을 귀는 없었겠지요.
물고기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구멍이기에
신이 내 귓구멍을 막아놨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찢어진 것을 발견한 건 그물을 거둔 뒤였지요.
실패보다 은폐가 더 무섭다지요.
인정할 것을 인정한 건 한참 더 뒤였지요.
내 모습이 더 이상 찢어진 그물이 아니었을 때
그리 빠져나간 것이 물고기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두고두고 감사했답니다.
여의도 옆 한강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