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원하는 세상입니다. 어디선가 여기, 하면 주변이 다 들썩입니다. 이 사람이다, 하면 바로 스타가 됩니다. 이 책이다, 하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나 때로 낚이기도 합니다.
늘 목마른 까닭이겠지요.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문제는 문제니까요. 내 답과 맞출‘모범답안지’가 있다면! 답이 아닐까, 싶으면 자꾸 기웃거려지는 내 마음을 봅니다. 그리고 찾아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또 실망합니다. 마치 정답을 찾고 이제 여정을 끝내기나 한 것 같은 얼굴들을 보면서요.
쉽게 마무리 되진 않겠지요. 답을 하나 얻으면 꼭 거기서 다시 문제가 시작되던 걸요. 도착이다, 싶으면 새로 출발선이 그어지던 걸요. 세상사는 모든 일이 Q&A로 이뤄진 것도 아니고 문제가 주어지면 답도 빨리 나와야 한다는 법도 없는 걸요.
어떤 문제는 평생을 걸어야지 싶습니다. 답을 일찌감치 정했다고 해도 정답이 발표되는 날까지 침묵으로 기다려야 할 걸로 믿습니다. 늘 내게 있어 문제는 ‘빨리 종지부를 찍으려는 마음’입니다. 다음 문제로 빨리 넘어가고 싶은, 본질이 쉽게 왜곡되는 묘한 심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