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요즘 SNS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지 않는가? 하다못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음악이라도 한 번씩 바꿔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왜... SNS를 하는가? 지인들에게 좋은 경험을 공유하려고? 당신의 업로드가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그건 아닐 것이다. 조회수, 공감 하나하나에 희열을 느끼는 자신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럼 정말 왜 하는 것인가? 그건...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졌고 이 사회에서 내가 쓸모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그니까 관심받고 싶어 한다.
이런 인간의 본성을 통해 인간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는 다른 사람을 잘 다루는 방법으로 여러 법칙을 제시한다. 위 문장은 책에 있는 모든 법칙에 근간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 법칙을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지 설명하기 위해 저자가 여러 예시를 소개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거 몇 개만 가져와봤다.
여기 기술자로서는 최고이지만, 경리부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부장 직위 해제를 통보해야 했는데, "당신은 사람 다루는 자질이 부족하니 부장직에서 내려와주세요." 등의 부정적인 얘기만 늘어놓으면, 당연히 그 직원의 사기도 떨어지고 일할 맛도 안 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회사는 경리부장 대신 "자문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그에게 부여했다. 그 직원은 만족하며 회사의 이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근무하는 청소부, 환경미화원 그리고 요리사 등등.. 모든 직원의 이름을 기억하고 아침마다 예를 갖춰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대통령은 이들의 호감을 사게 되었다. 돈 주고도 살수 없는 인간적 호감 말이다.
이거 말고도.. 많은 사례들이 있었다. 진짜 사례만 30개 이상 읽은 듯하다. 단지 그들의 이름만 외웠는데도,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그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고 그들을 치켜세워주는 것만으로 수많은 사업가와 위인들은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샀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부를 떨라는 게 아니다. 진심으로 그 말이 우러나와야 효과가 있다.
또 다른 예시로 잠재 고객에게 신문 구독을 권하기 위해 당신이 한 영업원으로서 그의 집을 방문했다고 쳐보자..
그 고객은 완강한 사람이어서 "선생님 이 신문을 한번 봐주시죠."라며 문을 두드린 영업원들에게 당장 나가라며 으름장을 놓기 일쑤였다.
하지만, 당신은 달랐다. 당신이 고객의 집의 문을 두드리고 제일 먼저 건넨 말은 우리 신문을 구독해달라 간청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 고객은 집 앞에 양계장을 운영했는데, 당신은 그 부분을 캐치했다!
당신은 고객에게 계란을 좀 살 수 있냐 계란 요리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종류의 계란이 좋은지 등등...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했다. 그가 내놓은 품질 좋은 계란을 칭찬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고객은 경계심을 내려놓았다. 그는 개인적인 가족 얘기도 꺼내고 당신은 그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되어갔다.
어떤가? 적대감을 가지던 사람이 당신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다.
그 고객은 자신이 자부심을 가지는 상품에 대해서 인정받으니 기분이 업 됐고 자연스레 영업원이 손에 들고 온 신문에 관심을 가지는 놀라운 변화를 볼 수 있었다.
뭐 이건 내가 지어낸 얘기이지만,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무엇이냐..
당신은 그를 칭찬하고 그를 이 마을의 사람들에게 양질의 식자재를 제공하는 훌륭한 닭 농장의 주인으로 대했다. (마치 이 지역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멋진 인간성도 좋고 잘나가는 자영업자 분이 우리 신문을 읽고 양계장을 찾아오는 고객에게 소개도 좀 해주고 하면 우리 신문사가 이 지역에 자리 잡는데 매우 도움이 될 거라 부탁도 했다.
이렇게 저자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라 한다. (진정성 있는 칭찬과 그들의 자영업 스토리를 들어주는 것)
또.. 사람들은 타인보다 자기 얘기, 자기 생각을 자랑하려는 욕구가 있기에 그저 그들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상대방은 큰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법칙이 몇십 개 된다. 근데 대충 알겠지 않겠는가..? 일상에서 하나하나 상기시키며 떠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대충 이런 식으로 느낌만 가져가도 문제없을듯하다.
사실 뒤에 갈수록 같은 내용만 반복되고 예시가 많아서 좀 지루했다. 이런 사례의 향연이 거의 400페이지나 된다.. 결국 그 사례들은 "한 직원, 영업원, 사업가가 어떻게 남을 잘 구워삶아서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이뤘냐?"의 내용이 주이기 때문이다.
근데 예시만 늘어놓은 저자의 마음도 이해된다. 우리는 의심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칭찬하기, 이름 기억하기 등의 법칙만으로 성공을 이뤘다고? ㅋ 거짓말! 책이랑 현실은 달라!" 이럴 독자를 위해 "이거 봐라 내 강연 듣고 성공한 실제 사례가 이만큼 많다!!" 하면서 냅다 몇십 개를 나열한 것 아닐까?
결국 이 책의 요점은 "남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잘 대하세요. 그리고 이들과 논쟁은 피하세요. 만약 지적이 불가피할 때는 잘 돌려 말해서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고 이들을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하세요."이다.
끝이다.
저자는 이 책을 한 달에 한 번 반복해서 읽고 잊지 않도록 하라 하는 데, 그때마다 책 말고 이 글 읽으면서 한 번씩 되새겨주면 좋을듯하다. 우리는 모두 바쁜 현대인이지 않은가? 또 기술 좋은 세상에 지하철에서 핸드폰 켜서 후루룩 읽어도 상기시키는데 충분할 것이다.
맨 뒤에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법칙도 나오니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사실 일반 사람들 대하는 법칙과 큰 차이는 없다.
"요점은 잔소리하지 말아라! 배우자를 남 대하듯 칭찬하고 아껴줘라!"이다. 사소한 요리 실력에 대한 칭찬 같은 거 말이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법칙을 일상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건 어렵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편하게 대하다 보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들도 하게 된다. 특히 나만해도 그렇다. 가족에게 별로 칭찬을 건네본 기억이 없다. 오글거리다는 핑계로.. ㅎ
또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만 봐도 다들 누가 틀렸고 맞네.. 하면서 남의 오류를 지적하고 바로잡는데 혈안이 되어있지 않은가? 생각해 보면 그런 지적을 받으면, 누구나 기분 나쁠 것이다.
일단 지적부터 하고 들면 그 사람의 자존심에는 스크래치가 난다. 그 이후에는 적대심만 들어서 상대방도 모난 말로 응수한다. 쉽게 말하면 삐뚤어진다. 그렇게 건강한 토론은 물 건너간다. 그러니.. 최대한 논쟁을 피하고 그럼에도 지적을 하고 싶으면 돌려서 잘 칭찬도 해주고 우쭈쭈 해주면서 (티 안 나게) 예를 갖추며 말하라.
당신이 그 논쟁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상대방은 상처받을 것이다. 꼭 그렇게 해야만 속이 시원하고 그대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가? 아닐 거다. 아마, 당신도 엄청 찝찝하고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쓰고 현타 올 거다 ㅋㅋ.. 그러니 상대가 틀린 말 하더라도 일단 들어주고 기분 나쁘지 않게 대해서 서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논쟁은 지양하도록 하자.
일단 호의적으로 잘 들어주기만 해도 상대는 자신의 언행을 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냅다 지적부터 하면, 상대는 스크래치 난 자존심을 지키는 데만 급급해진다. 전혀 자신의 과오를 돌아보고 성찰하지 못한다.
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기 계발서를 난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그들 자체가 성공한 사업가들이고 당장 학생인 나에게 사업가들의 명언.. 예를 들어 "리스크를 감수하고 도전하라!" 와 같은 말들이 와닿을 리가 없다. 이런 명언들에 취해서 본인이 하던 것들을 하찮게 여길 수 있기에, 또 자기 계발서가 마치 인생의 바이블인 것처럼 많이 읽으면 무조건 성공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부지기수이기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미성년자일 때 내가 그랬다.)
하지만, 이 인간관계론은 당장 친구, 가족을 대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