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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 Apr 29. 2016

기발한 자살여행 로까!

런던 처자의 포르투갈 여행기_


+


프롤로그_


다소 자극적인 여행기 제목이지만


나에게는 포르투갈 리스본은_


로까곶은_


마음을 가득 차게 해주었던 여행이었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큰 행복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


우연히 읽었던 책이 생각나


여행 가는 길이 더 즐거웠던


내 마음을 가득 차게 해주었던 포르투갈 리스본


땅끝마을 로까곶 여행기입니다



+


어김없이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Bank Holiday 가 되면 이번에는 어디로 가볼까


말라가를 가볼까


테너리프를 가볼까


어디서 영국친구들에게 주워들은 건 있어서


영국인들이 자주 가는 휴양지중 하나인 카라니아일랜드 쪽으로 여행을 가볼까 계획했습니다


학부시절 배낭여행을 하며 가보지 못한 곳이


북유럽과 남부유럽이었는데


북유럽은 지난번 노르웨이를 갔으니


이번에는 남부유럽을 가보자!


남들 다간다는 스페인-포루투갈! 한번도 못가보았으니 가보자


하고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사실 학부시절 유네스코 워크캠프를 프랑스에서 하며


그 혈기왕성한 나이에 각기 다른 국적의 20여명이 모여 3주간 지내는데


좋기만 했겠어요?


그중에 제일 샹년이라 부르고 싶은 Bitch들이 주로 스페인여자애들....


그때 치를 떤 이후로


스페인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하나의 사례를 두고 일반화를 하는건 정말 우매하지만, 그때 스페인애들이 너무 악락했어서ㅠㅠ)



마침 런던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가 카나리아일랜드 중 하나인 이비자에서 여행중이라


이비자에서 만나서 하루 놀고


(소문만 환락의 섬이지 그냥 그렇던걸요? 흐흐흐흐흐흐흐)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갔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몇일 지내면서


노르웨이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런던이 최고다


런던으로 돌아가고싶다


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실 여행을 하며 자꾸 공항 노숙이나 침대열차를 타는 이유가


저는 잠자리가 많이 까칠한 편이라


왠만한 호텔이 아니면 잠을 잘 못잔다는 ㅠㅠ


참 지랄맞은 성격이지요..


돈은 없어 호텔은 못가고


한방에 10명이상 묶는 도미토리를 숙소로 하는데 그게 편했겠어요?


맨날 잠 설치기 일수


아.. 제발 런던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냥 포르투갈 가지말까 고민도 했다는....


노숙을 하면 숙박비라도 아끼지ㅠㅠ



+


그렇게 무거운 마음으로_


기대감 0 제로의 마음으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떠났습니다


본인들은 리스본을 리스보아라고 부르는데 맞나요?


기다려라 리스보아~~


대충 보고 런던으로 돌아갈테다!




+


기대도 하지 않고 찾아갔던 유스호스텔


정말정말 깔끔했습니다


이가격이 맞아? 싶을 정도로


한방에 4명이 묵었는데


저를 제외하고 다 남자였다는;;


왜 방을 이따위로 배정하냐구요


코를 어찌나 곯던지


ㅠㅠ


아르헨티나 남자들이었는데 _


스페인이나 포루투갈이나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아르헨티나 여행자들이 많던데


왜그런건가요?



궁금하군



+


저녁에 도착해서 유스호스텔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리스본은 정말 뭐랄까


정말 조용했어요


여기는 수도이고 관광지인데


고요_


깨끗_


한산_


참 신기한곳


스페인과 붙어있고


어쩌면 스페인보다 더 강한? 바닷사람의 느낌일것 같다 했는데


조용조용했던거 같아요 윙? 하고 놀랬던_


바닥은 저렇게 반질반질 빛이 나는 대리석 바닥



+


밤에 돌아다녀도 딱히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와 닮았다는 다리
포루투갈 대표감성_노란트램


+


그래여 멋지군요


리스본을 보며 샌프란시스코가 생각난다고 미쿡에서 여행온 애가 그러던데;


미안해 나는 미쿡을 못가봤어;; 하와이밖에는;;


정말 그런가요?


리스본은 예뻣어요


낮에도 조용한 느낌


사실 내가 포르투갈에 온 이후는 리스본이 아니야!


바로 로까곶을 위해서죠!


유럽의 땅끝마을 로까!



로까로 가기 위해서는 리스본에서 기차를 타고 -신트라 -로까 -신트라-리스본 루트가 있고


신트라-로까-까이까스 -리스본 루트가 있는데


친구들이 까이까스가 해운대 같다고들해서;;


(나 부산출신.. 해운대 초큼 지겨운데? )


그냥 신트라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으로 했지만


후회했어요


그냥 까이까스도 한번 가보셔유



+

아기자기하던 신트라



+


포르투갈 가심 에그타르트는 필수


진짜 진짜 맛남!


행복을 표현하는 나의 하트 콧구멍!



+


신트라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갑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우리같은 관광객만 타는게 아니라


유치원인지 학교를 가기위해 버스를 타는 아이들


포루투갈 정겨운 마을


주황색 지붕들


구불구불


길을 가는데 왠지 마음이 벅찹니다


따스한 햇볕에 마음 또한 따스해집니다


행복해집니다


불현듯_


몇년 전 은행 퇴사하기 전 읽었던


너무너무 사는게 힘들때 읽었던


(돈은 벌긴 버는데 허벌나게 집 빚갚던..)



아르토바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 이라는 책이 떠올랐습니다


갑자기_



+


'기발한 자살여행' 은 핀란드의 한 사람이 자살을 하려다


본인처럼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우리처럼 자살할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자살하자!


땅끝마을 로까로 가서 죽자!


두사람은 버스를 준비하고


함께 로까로 떠나 죽을 사람을 모으게 됩니다


한명한명의 에피소드


북유럽에서 포르투갈 로까까지 가면서의 에피소드_


결말은 다들 예상하듯


로까에 죽으러 갔지만


로까로 가는 동안 삶의 의미와 행복을 되 찾고


아무도 자살하지 않죠



_책을 읽으며 참으로 휘뚜르마뚜르 결말을 휘리릭 내는구만


뭘 로까로 가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단 말인가


생각했었는데



내가 로까로 가는 이 좁은길을 달리는


버스안에서_


느끼는 이 감정_


모르겠어요 행복했어요



참 신기했던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잊은채 떠난 여행이었고


로까로 가는 버스안에서 불현듯 떠올랐다는거


재미난 우연_



아마도 파실린나는 이런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던걸까


특별하지 않은 여행에서


낯선 풍경 속 잔잔한 일상이 주는 행복감은 이렇게나 큰거구나


길 위에서 내가 쏟아내는 생각과 사색은


책을 읽을때 책이 나에게 던져주는 생각의 힘 만큼이나 큰거구나 느꼈습니다



+


당시 저는 20대의 끝자락에서


괜찮은 직장도 그만두고_


결혼도 미루고_


영국으로 떠나온 상황이었어요


대학을 채 졸업하기 전 12월에 연수원에 들어가 행원연수를 받았으니


초중고 대학을 졸업하고 어딘가 소속을 두지 않았던 적이 없었지요


회사를 그만두고도 바로 런던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지금까지 공백없이 뭔가를 하고 있지만


한국에 돌아 가면 나는 '백수' 다


'서른'이다


라는 두려움이 컸어요


당시 서른 이라는 나이가 뭐가 그렇게 두렵던지




지금은 어느덧 서른 중반에 가까워지고


육아휴직 중이지만 자의반 타의반 '백수' 예정인 전업부인 지금의 일상도


세상이 무너질만큼의 비극은 아닌데


그때는 뭐가 그렇게 두렵던지


지금생각하면_웃음이나지만요



+


그 두려움을 가지고 떠난 여행이라


저에게는 로까가_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 이라는 소설이_


참 의미있었습니다



로까다~



+


사실! 바다의 도시에서 나고자란 저에게는 곶의 의미는 뭐...


태종대가 좀 더 멋진거 같은데?


싶었지만!


(농담반 진담반)


로까를 향해 달려가는 여행,


길위에서는 참 행복했습니다_


기대하지 않았는데


포르투갈! 에그타르트부터 시작해서 참 맘에 든다?



+


늘 궁색한 여행(??)을 주로하지만


조금 굶주리고


도보여행으로 여행지를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저변에 쌓아온 지식과 간접체험들이


여행하는 길위에서 나의 생각과 어울러져


늘 저에게 울림을 주고


마음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줍니다




포르투갈 여행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_ 제 마음 한켠  따뜻함


삶의 재조명_


으로 기억된다는!


얼른 아이들 키우고 남편과 단둘이 가보고싶다는!


(스페인-포르투갈 여행 다녀온 후 남편 = 당시 썸남이 서울에서 런던으로


고생했다며 먹을것을 잔뜩 소포로 보내줘서 감동,


그 소포가 도화선이 되어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고 두아이의 부모가 되었으니


여러모로 의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누군가도 저처럼_


삶의 불확실성 속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


로까로 가는 버스안_


낯선 일상의 잔잔함에서 행복을 찾고


따듯한 빛을 되찾으셨음합니다


인생 뭐 별거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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