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은 더블레터 선발전에서
떨어졌다.
엄마 공부 하라고,
토너먼트 멀리 다니면
곤란할까 봐 그런 거지?
짜식.
운동에 소질이 없다는 건
애즈녁에 알고 있었고,
캐나다 유소년 하키 수준은
미국 보다 쬐끔 높은 편이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아쉽군.
그래도 아톰 첫 해에
(하키는 나이별 디비전이 있고, 2년씩이다)
싱글레터 A 단것도 대단하다.
레슨은 계속하고 있는데,
아들의 코치는 유명한 학교 아이스하키팀 코치이다.
애를 그냥 그 학교를 보낼까 고민도..
아레나가 학교 바로 앞에 있어
바로 훈련하러 갈 수도 있고..
다만 영어 사립학교라 그게 고민이다.
프랑스어가 필요 없다는 거 알지만,
안 시키기에는 해온 게 아쉽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하키 레슨이 6시 시작이고
레슨을 마치면 학교로 간다.
놀라운 것은 아들 위로 7시 타임에도 세명이나 오더라.
하키 하는 애들은
학교 가기 전 한 시간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체력과 경제력, 다들 대단하다.
되는대로 아침에 블루베리 주스를 갈아주면
Grimace 주스라고 부르는데
이름처럼 얼굴이 절로 찌푸려진단다.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는데
너무 틱틱댄다. 정신 차리자, 엄마야.
요즘 아이들 액티비티 고민이 많다.
큰 아이의 경우도 여자이지만
아이스하키도 시켰고,
올해 학교팀에 넣어달라고 했지만
도저히 핸들링이 불가능할 거 같아
수영팀에 넣었다.
둘째의 경우는 여름 야구, 겨울 하키를 하고 있고
수영은 기본이요 태권도 등등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공부는 하고 있나 걱정이 들었다.
첫째의 경우는 불어 학교에서
불어를 상위권으로 했지만
전학을 가게 된 학교는
불어 사립학교임에도 영어를 주 5일 하는 학교.
어제 영어 점수를 B 받아 왔는데
아무리 Enrich 반 (심화반)이라고 해도
B는 아니지 않니???ㅠㅠ
그리고 영어를 많이 하다 보니
불어 실력이 퇴화되고 있고.... 아아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다만 불어 비중이 낮으니 엄마 스트레스는 덜하다.
둘째가 상황이 좀 우려된다.
요 녀석은 원래 수학은 항상 잘했고
지난 사립 학교에서 불어의 경우는
첫 학기 100점이었던 녀석이
3학기에는 78점으로 마무리했다.
너무 운동을 많이 시켰나?
(사실 학교에서 좀 문제가 있었다. 다음에...)
지금은 또 공립학교로 전학을 가서
공부 양이 놀라울 정도로 적은 데다가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냐? 것도 아니라서
내년에 누나 학교로 옮겼을 때
잘할 수 있을지 내가 너무 걱정이 된다.
얼마 전 선생님의 오해(??)로
대단히 공격적인 메일과 함께
수학을 73점 받아왔...
얘 앞에 다녔던 학교는 지금 학교 진도보다
최소 1년은 앞선 과정이고
그런 학교에서도 모든 시험 100점 받던 애가
70점대가 말이 되나?
시험지를 보니 2300이라는 숫자가 있고,
백의 자리 숫자는 뭐야?
라고 물으면 전에 학교는 3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23 이란다.
백의 자리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숫자는 23
와... 문제집을 봐도
3이라고 공부했는데, 이건 또 무슨 방식인가
이걸 9점 감점돼서 총점 환산하면 70점대...
이게 Value를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애가 충분히 헷갈릴 수도 있는데
애가 시험을 너무 빨리 끝내고
성의 없이 푼다고 메일이 왔다.... 하아....
선생님.............
일전에 아들 성적도 잘못 더하기 하셔서
90점 인 아이를 80점대 주시고...
내가 공부를 시작하며
아이들의 일타 강사 자리를 물러났고
둘 다 전학을 보냈고.
내 학교 생활도 정신없고
애들도 새 학교 적응 하느라 정신없고
참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
둘째 아이 선생님까지 저러시니 참 답답하다.
빡센 사립학교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5등 안에 들지 않은 적이 없는 아이인데
공립 와서 불어도 80점대로 주시고
답 몰라서 여쭤보면 교과서 찾아보라 하시고...
이게 무슨 경우인지 잘 모르겠다...
원래 공부는 과외를 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당최 엄마가 돼서 프랑스어 시험 답을 모르니
사교육을 통하는 수밖에 없겠다....
슬슬 아이들 수학 불어 과외를 시켜야 할 거 같다.
공부보다는 주로 운동, 미술 악기
예체능 골고루 시켰고
그 와중에 공부를 무리 없이 했는데
전학을 가서인지
아니면 엄마가 바빠 신경을 못써서인지
아님 이게 정말 우리 아이들의 실력(??)인 건지
정작 중요한 공부가 훅훅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 크다.
사교육은 뭘 어디까지 어떤 기준으로 시켜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엄마로서 보통의 아이들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고 가는 게 맞는 건지
아님 그냥 행복하게 내버려 두는 게 맞는 건지
적당한 선과의 균형을 잡는 것이
지극히 평범하고 모자란 나로서는 쉽지 않네.
책도 읽지를 않으니 지혜라고는 한톨도 없는
자연인 그 자체이지 뭐.
결론은 공부에 좀 더 집중하기로.
운동은 각자하고 있는 하나 심화해서 하기로.
큰애는 펜싱도 잠시 쉬는 걸로.
승마는 너무 좋아해서 킵,
악기는 이건 순전히 나의 사심이기 때문에
타협할 생각 없고.
올해는 이렇게 가지치기하는 걸로 했다.
다 잘라내도 나 학교다니면서
디맨딩한 하키 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차군.
언젠가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올바르고 어디서든 당당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길.
나처럼 툴툴대는 사람 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