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학교 생활이 이렇게
빡세다고 아무도 말 안 해줬다.
엄청 빡세군.
하루 수면 시간 네 시간?
이렇게 자야 해야 할 부분을 해낼(??) 수 있다.
잘 해낼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냥 해야 할 것을 하는 수준.
성적도 태평양 바닷물만큼 짜게 줘서
사람 자존감을 바닥으로 데려가주신다.
캐나다에서 이 늙은 나이에 고등학교부터 다녔는데
고등학교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이상 고등 교육 기관들은 강도가 좀 있꾼...
그래서 한국은 고등학교까지 힘들다 하고
외국은 대학교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 말이 경험해 보니 맞다.
오늘은 캐나다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유의해야 하는 나만의 POV로 글을 써보겠다.
애 둘 키우며 것도 하키팀 수영팀 운동 시키며,
멍청이도 하고 있으니 다들 힘내길.
캐나다 퀘벡주는
고등학교 3학년(Grade12) 과정이 없고
바로 세젭 이라고 해서
고등학교-대학교 중간 과정이 있다.
이름만 세젭이지 사실상
대학교 시스템이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
대학교 시스템이라니
다니면 다닐수록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난 절대 우리 아이들은
세젭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온타리오로 유학(??) 보내더라도
12학년을 마치게 해야겠다.
대학교 대학원 마스터한
나도 힘든데 , 이걸 해내는 아이들이 참 대단하다.
사실 오늘 쓰고자 하는 글은
대학교 생활 유의 할 점이라고 썼지만
세젭 유의 사항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다니는 과정은
엔지니어-치대-의대-약대-수의대-순수과학
모든 사이언스 관련 전공자들이
거쳐가야 하는 필수 과정으로
(저 위의 모든 전공은 고등 교육
사이언스 과정을 거쳐가야 한다.)
과정 자체가 굉장히 타잇 하다.
기본적으로 물리 화화 생물 심지어 통계까지
랩이 필수로 들어있다.
이 말의 의미는 즉 일주일에
실험 보고서 세 개는 기본이라는 말이다.
한 학기당 필수 과목은 네 과목 정도이고
(더 듣지 말길, 더 들으면 힘들다.... 과제에 치여서...)
화학 1, 물리 1, 수학 두 과목을 선택했다.
우리 학교는 첫 학기 생물을 듣지 못하게 한다.... 왜지?
이 와중에 매주 퀴즈 잔치가 이어지며
시험은 세 개의 모듈로 구성되어서
네 달 동안 세 번의 시험을 치르며
이 와중에 온라인으로 문제를 챕터마다 푸는 어사인먼트가 있다.
참고로 파이널 시험은 또 따로 있다.
아, 행복해.
빡빡한데 모든 것은 자율성으로
누가 올가나이즈 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
문제는 수학은 어느 사이트,
통계는 마이크로소프트,
물리는 Loncapa 혹은 학교 사이트
등등 과제들이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시험 기간도 각각 다 다르고,
과제 데드라인도 다르기 때문에
잠시 정줄을 놓으면 어느새 마감에 쫓겨
울면서 과제를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시간 관리를 잘하자.
시간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늘 여유 있을 수 없는 과제들이다.
내가 여기 와서 제일 힘든 건
분명히 수업시간에 F=ma 만 배웠는데
시험은 도르래가 세 개 돌아간다.
심지어 Pulley 토크까지 고려해서 풀란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소방관과
사다리의 토크를 고려해서
Friction을 계산하란다.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간단하게 돌아가는 디스크만 공부했잖아요??
토크= 반지름 곱하기 F만 배웠는데
제가 어찌 알아요???
시험 연습 문제에도 이런 건 없었잖아요????
하도 뒤통수를 맞으니
이제 시험 문제를 봐도 황당하지도 않다.
늘 이렇지 뭐.
화학도 마찬가지였고
수학은 그나마 애들이 너무 못해서
시험 문제를 너무 쉽게 내신다.
내가 수학을 갑자기 잘하게 된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수학만큼은 수업은 어흥인데
시험은 미아옹 수준이다.
퐈이널은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 수학 쪽 선생님들이
참 깔끔하게 수업을 잘해주시고
선생님 말씀만 잘 들으면 시험은 어렵지 않은데
과학 쪽은 진짜 뭔가 싶다.
대학마다 다르고 세젭마다 다르겠지만
수업의 질이 한국만큼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 좀 궁금한 건데,
시험 답을 알려주면 큰일 나?
이건 아들 학교도 그런데,
시험을 치고 나서 리뷰가 없다.
수학 빼고.
수학, 통계는 시험 끝나고 풀이를 다 해주시는데
화학 물리는 그런 게 없다.
왜???? 왜??
우리 아들도 공립 초등학교 옮기고 제일 충격이
시험 틀려왔고, 나도 답도 모르겠어서
선생님께 왜 틀렸냐, 답이 뭐냐 물어보면
교과서에 다 있다고 교과서 보란다.
나 프랑스어 모국어도 아니어서
책을 봐도 모르니까 물어본 거 아닐까?
참고로 전에 다녔던 사립학교는 시험에
답을 알려주셨었음...
뭘 위한 시험인데?
답을 알아야 왜 틀렸는지 이해할 거 아니야.
애초부터 책을 보고 답을 알 거였으면
틀리지도 않지 않았을까??
진짜 이거 교육청에 민원 넣을 거니까,
누가 이유를 좀 알면 댓글 부탁드려요.
시험 끝난 후 답을 알려주지 않는 이유를???????
이것이 나의 현란한 통계 성적이다.
선생님께서 나의 성적을 맞은 것도 틀렸다고 하시고,
쉬운 앞부분 파트를
영어적 표현이 달라서 무조건 감점 나가리(??) 시키셔서
쉬운 시험은 평균 이하였다.
마지막 퀴즈 3 같은 경우
드디어 확률 부분으로 내용이 들어갔는데
내가 늘 남편에게도
숫자 부분만 들어가 봐,
그때부터 잘할 수 있다고 말했었는데
정말 그랬다.
평균이 14.3이고,
나는 딱 하나 틀렸다.
늘 남들 다 90점 받는 시험은 혼자만 70점이고
남들 다 못 치는 시험은 최고점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이 과정 듣는 아이들
특히 불어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경우
영어세젭을 오기 위해서 평균 90점 이상은 기본이라
기본적으로 공부를 못했던 아이들이 없다.
*영어세젭의 경우 퀘벡주 프랑스어 보호정책으로
불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전체 입학 정원의 20% 내외?
인원을 제한해서 뽑는다.
근데 또 불어학교 졸업생 부모들은 세젭은
영어로 보내고 싶어 하니 (이미 불어는 마스터했으니 )
경쟁률이 높아져서 영어 초중등을 졸업하지 않으면
영어 세젭은 입학하기 힘들다.
저렇게 옆에 평균이 같이 뜨면
자존감 지키기가 어렵고
진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평균보다 낮으면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거 같고
그냥 다 포기하고 싶고
이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저렇다니 답답하기도 하다.
근데 내가 뭐라도 될 줄 알았나?
나이도 많고
애는 둘이고
둘 다 운동시키고 있고
빡센 사립학교 보내서 공부도 시켜야 하고
모국어도 아닌 학교이고
현지애들도 경쟁이 어마한 과정인데
여기서 내가 늘 평균이상이고
날아다닐 줄 알았나 봐.
(응.... 고등학교 과정을 전체 다섯 개도 안 틀렸던지라....)
그냥 하는 거지.
그냥 할 수 있는 거 열심히 하는 거지
그렇게 계속 마음을 먹었다.
너 진짜 너가 뭐라도 될 줄 알았어?
건방진 거 아니냐
이러면서 자존심 구겨지고
애들한테 맨날 무시받아도 그냥 하는 거지 뭐.
그랬더니 랩도 그렇게나 무시하던 애들
다 나한테 와서 물어보고
도와주게 돼서 기쁘고..
나는 그 실험 만점 받았고...
그렇게 하나씩 적응 중이고
궤도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자존심이 참 오만한 거였더라고.
내가 뭐라도 될 줄 알았던 내 착각과 무지에서 오는 오만.
학교를 아침 8시에 들어가면
오후 다섯 시까지
밖에 나오지 못하고 쉴 새 없이 공부만 하지만
그래도 배우는 게 행복하다.
캐나다 학교 유의 사항인데
대학교라고 했지만
사실상 세젭이긴 하다.
대학은 좀 다르려나?
비슷할 거 같은데.
한국에 깔끔 명료했던 교수님들이 그립다.
캐나다 성적 진짜 짜게 주는 느낌이다.
항상 시간관리 잘하고,
수업에 큰 기대 말고, 유튜브나 다양할 플랫폼을
통해서 추가 공부도 하고
(중국 분들은 과외도 하심.... 의대 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자존감은 꼭 지키길.
여기 진짜 교수님들이 좀
평가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느낌.
다른 학교는 다르려냐
내가 내년에 대학교를 도전해 보고
다시 좀 더 정확하게 글을 올려봐야겠다.
그때까지 오롯이 생존해 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