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김민서
쓰레기장 같은 집 안에서, 자신만의 슬픔과 절망에 빠져 무기력을 학습하다 아들에게 내내 학대를 해 온 술주정뱅이 엄마를 둔 이도해가 글을 읽는 내도록 안타깝고 불쌍했다.
집 안이 온통 발 디딜 틈 없는 쓰레기 더미라 창가에서 잔뜩 몸을 움츠린 채 하늘만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던 아이.
자기를 북극성이라 불러달라던 아이.
북극성이니 외계인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었던 아이.
그러지 않았으면 이도해는 정말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돌보지 않을 정도로 삶의 의지가 없는 엄마에게서 매일매일 학대당하며 학교에서조차 마음 둘 곳 하나 없는 아이가 자신을 북극성이라 생각하며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는 게.
참 기특하고도 슬프다.
책을 읽으며 내 학창 시절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해 보면, 이도해 같은 친구들이 있었을지도.
조금 다르다고 괴롭히거나 멸시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었는데, 특히나 힘 자랑하고 싶어 하는 남자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나는 용기 내서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러지 말라고 언제나 말렸다.
나는 그런 남자아이들이 너무 싫었었다.
진짜 허접한 인간 같았다.
어딘가 조립이 잘못된.
그렇지만 나도 그저 말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그 친구들의 인생에 뛰어들 용기는 없었던 아이였던 것 같다.
내가 좀 도와주고 이 친구의 사정을 다 알게 된다면
내가 이 친구의 인생마저도 함께 짊어져야만 할 것 같은 꼭 그런 기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돌탑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듯.
내 몸 어딘가에 이 친구라는 돌까지 얹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이상한 무게감.
서른 중반이 되어가는 지금도 그런 무게감이 버거워서 이제는 솎아내고 솎아낸 소중한 몇몇의 사람들의 돌만 간직할 뿐.
내게는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그 시절의 아이들에게는 그저 거추장스럽지 않은 말 한 마디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괜찮냐는 말 한마디.
너 괜찮아?
괜찮니?
몸은, 마음은 괜찮니?
나도 어려웠던 걸, 내 아이가 해내길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적어도 괴롭히거나 멸시하는 아이로는 키우지 않아야지.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욕심을 조금만 부리자면
괜찮냐는 말 한마디는 물어봐 줄 수 있는 멋진 아이가 되기를.
책의 말미에 율이의 공책에 북극성이 남기고 간 단 한 줄처럼.
그럼에도 새는 훨훨 날았기를.
따뜻하고 안락한 그만의 둥지를 찾았기를.
멀리서나마 지구에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