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을 맞은 아들 바다에게

집안일을 제쳐두고 쓰는 편지

by 한송이

예쁜 아기 바다야 안녕? 바다가 태어난 지 300일이 되는 날이야. 날씨가 제법 춥지만 하늘이 깨끗하고 푸른 화창한 날이네.


빨래도 개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고, 엄마와 아빠 먹을 저녁 준비도 해야 하지만 오늘은 바다에게 먼저 편지를 쓰고 있어.


이것저것 정리되어 있는 걸 좋아하는 엄마는 바다와 노는 시간을 더 우선하려고 애쓰고 있어. 좀 흐트러진 집안이라도, 그릇이 잔뜩 쌓여있는 주방이라도 눈 딱 감고 바다에게 집중하려고 연습하는 중이야.


잠든 줄 알았던 바다가 “음~마~”하며 엄마를 찾네. 무슨 자장노래를 불러줄까 하다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 노래가 떠올랐어.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데 바다가 엄마 무릎으로 와서 머리를 베고 토끼인형을 살살 만지는 거 있지. 어쩜 이렇게 귀여운지. 엄마도 이렇게 사랑 받게 해 줘서 고마워.


태초부터 시작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만남을 통해 열매를 맺고

바다가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바다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받고 있지요.


가사가 너무 좋지. 바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열매’라고 불렀는데 기억나니? 요즘 바다는 매일 기쁨과 사랑 열매를 나눠주고 있어.


엄마는 가끔 상상해. 바다와 나눈 대화, 추억들을 노래나 동화책으로 만들어 간직하고 싶어. 이렇게 멋진 노래 가사처럼 말이야.


300일 동안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어 고마워.

바다도 애썼지?


얼었던 땅이 녹고 꽃 피는 봄이 오는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야. 온 세상에 초록이 물들 때쯤이면 아장아장 걸어 다니고 있을 아가.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아빠랑 여기저기 떠나보자. 산으로 바다로 숲으로 공원으로,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재미있게 놀아보자!


다시 좀 칭얼대더니 깊은 잠이 들었네. 잠자는 동안 피곤한 몸도 마음도 푹 쉬기를 바라. 키와 지혜도 쑥쑥 자라고, 301일 아침 또 좋은 하루를 만들어보자.

사랑하는 바다야.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바다가 되길 기도하며


300일을 맞은 아들 바다에게 씀.


+300


추신. 바다가 이유식 잘 먹는 거 보니 엄마가 이제 잘 만드는가 봐. 다행이다.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