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쉬어도 돼
아장반 아가들 4명을 태운 웨건이 바다와 늘 산책하던 길을 산책한다. 선생님 덕분에 우리가 늘 누리던 시간을 그대로 누린다.
출근을 해야 하니 어린이집에 미리 보내어 적응 중이라는 사실을 자꾸 잊었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데도 안 하고 맡긴 것 같다는 생각이 불편하게 했다.
해가 진 고요한 시간에 말씀을 읽는다. 더 이상 불편하지 않다. 중요한 일이 생겼다. 가장 멀리 저 깊은 곳에 밀어 둔 나를 발견한다. 걱정만 하지 않고 기도한다.
엄마 역할을 하며 가장 소홀해지는 건 어쩔 수 없이 엄마 자신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그렇다. 엄마는 그렇게 강해지는 것이겠지만 약함들을 보이지 않게 숨기는 고수들이자 가장 연약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잔병치레가 늘었다. 빨리 낫고 싶어 약을 꼬박 먹었는데 들여다보니 영혼의 건강이 문제였다.
집안일, 요리, 산책, 티타임으로 분주했었다. 멈추는 시간이 생겼다. 멈춘 것 같지만 가장 영혼이 살아나는 시간이다. 나와 가족을 위해 하나님께 묻는다.
더 늦기 전에 지금에라도 느껴 참 다행이다. 집중해서 읽으려고 몇 차례 미뤄 둔 책을 펼쳤다. 쉼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되어 마음이 기쁘다. 금방 제대로 건강해지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