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벗어난 아기
바다에게서 어린이집 냄새가 난다. 아, 낯설다. 우리 집 냄새가 아니다. 음식 냄새들과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로션, 그리고 어떤 향기가 덮여있다.
바다는 집에서 보다 옷과 기저귀를 더 자주 갈아입는다. 어쩌면 엄마인 나보다 청결에 더 신경 써주고 계신 건 아닌가 싶다.
잠깐의 시간에 빈 유모차를 끌고 혼자 돌아다니고 있으니 자주 들르는 카페와 정육점 사장님도 바다를 찾는다. 동네에도 소문 다 났다.
다행히도 집에 와서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으면 다시 바다냄새가 난다. 세상 밖으로 나간 바다의 인생이 실감 난다.
언제나 품 안에만 있지 않고 품 밖으로 벗어날 일만이 기다리고 있다. 그 순간들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정서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다정하고 따뜻한 눈길과 오랜 포옹이 필요하다.
세상에 덮이지 않고 예수님의 향기가 폴폴 나는 인생을 살았으면 하고 기도하는 어린이집 6일 차. 결국 엄마인 내가 제대로 살아야 하는구나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