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간을 충분하게
두 번째 날 바다는 제법 잘 놀았다. 등원 전에 산책을 해서 그런가. 이쪽으로 저쪽으로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모셔갔다. 공기도 상쾌하고 초록빛을 보니 나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등원 전 산책은 우리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듯했다. 울지 않았고, 선생님 두 분께 안겨서 놀기도 했다. 집에 와서 안아달라고 보채지도 않았다. 엄마랑 같이 있으면 이렇게 평화로운데.
다음 주부터는 바다가 노는 동안 자리를 비워보는 연습을 한다. 바다가 몇 번을 울지 모르겠다. 울 때 얼굴이 여전히 태어날 때 그 얼굴이라 마음이 짠하다.
아기에게 엄마와 자신이 떨어져 있어도 괜찮다는 믿음, 이곳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나는 바다가 결국 적응할 걸 알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을 뿐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기다릴 수 있고, 없는 사람은 기다릴 수 없다. 이 작은 아기를 통해 나의 믿음을 돌아본다.
여전히 교실이 작게 느껴지고, 자주 아플까 걱정되고, 바깥에서 밥 잘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는 한다. 떨어지려고 하니 벌써 더 돈독해진다. 바다에게 기도하는 말을 더 많이 들려준다. 그래야 편안해지므로.
바다는 집에서 자기 직전까지 놀았다. 내일도 일찍 나가 아침 산책을 해야지. 오, 피곤한 하루. 오늘도 일찍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