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는 쉬운 일
"바다야 걱~쩡하지마 아빠가 기저귀 10뻔도 더 갈아줄 수 있어."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는데 음이 몇 개인지 모를 말소리가 들린다. 바다가 항생제 먹고 하루에도 몇 번씩 설사를 할 때면 기저귀 갈이에 지친다. 신생아 때부터 힘들긴 했지만 지금도 그렇다. 이것만 대신해 줘도 힘이 덜 든. 나에겐 그런 일이다.
그런 일을 지용은 아무렇지 않아 한다. 나는 지용이 힘들어하는 다른 걸 아무렇지 않게 한다.
언젠가는 이 사랑의 모양과 방식이 달라 다투고 싸웠던 것이겠지. 서로 다른 빈틈에 각자의 다름이 메워지고 우리가 채워지고. 그리고 만들어진 꽉 찬 사랑을 아기에게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여전히 달라서 부딪히고 아직 발견 못 한 틈도 존재하겠지만 빈틈을 채울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