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해야 하는 건 나였다.
내일은 바다가 어린이집에 가는 날이다. 만 0세 반이라니. 임신해서 10개월, 태어나서 11개월. 거의 2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우린 한 몸같이 지냈다. 250401 바다와 나의 첫 번째 독립기념일이다.
마음을 준비해야 하는 건 나였다. ‘너무 일찍 보내나. 아직 걸을 줄도 모르는데. 아직 물병 던지는데. 내가 엄마 마음이 부족한가.’ 그렇다고 보내지 않을 수는 없는데. 엄청 많이 사랑하고 있으면서 스스로를 의심하는 아이러니한 마음이었다. 누구나 하는 그 고민. 나 역시 수십 번 했다.
두 차례 아기와 함께 어린이집에 가서 원장님과 선생님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고민이 끝났다. 어린이집과 선생님께 신뢰감을 느끼게 되어 자연스레 마무리되었다.
10개월 내내 낯가림이 심해 그것도 걱정이었다. 엄마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만 봐도 울고, 한 팔이라도 떨어지면 울고. 다시 뱃속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바다와 항상 함께 있으니 요리하기가 어려웠다. 더 다양한 음식과 간식을 챙겨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제 골고루 먹을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혼자 낮잠도 자고, 더 다양한 놀이와 경험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이웃들과 사랑을 주고받게 된다. 떠올리기만 해도 귀엽다.
극적으로 지난주부터 낯가림이 줄었다. 거의 울지 않고, 안녕도 하고, 잘 웃기도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일단 안심이다.
1년 반 동안 아기와 같은 생활을 했다. 낮잠 줄이기. 사방으로 걸어 다닐 바다 따라잡을 체력 만들기. 유아식 뚝딱 마스터하기. 복직할 준비와 한 살 아기 엄마 될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자유(?)롭지 않은 자유시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조금 남은 걱정을 덜어내어 본다.
씩씩해야 하는 건 어린이집 가는 아장반 정바다가 아니라 보내는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