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증

The original Invoice; 사라진 친절에 대한 증거

by 글쓰는 욜란다

다음 날 금발의 공식적인 친절 여인 Floor Manager에게 약속을 잡겠노라는 전화를 받았다. 병원의 또 다른 부서 사람과 삼자 통화를 할 것인데 내가 동의하면 시간 약속을 잡겠다는 내용이다.


나는 오전 9시가 좋다고 일렀다. 아울러 그녀는 아버지의 홈케어 Nurse 및 Physical Theraphist의 스케줄도 확인해 주었다. 물론 그때까지도 홈케어 쪽은 감감무소식이어서 화가 나려 했지만 Floor Manager의 공식적인 친절에 최대한 상냥하게 응대했다. 확인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나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삼자 통화 시 통역사를 대동하고 싶다고 요구했고 그들의 공식적인 친절에 따뜻함을 더해 줄 내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Patient Relations Department의 Patient Experience Specialist와 Floor Manager, 통역관과 나 이렇게 삼자 통화가 진행되었다. 사건은 접수가 되었고, 처음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의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우리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제와 같은 반복되는 진술이 녹취와 함께 진행되었다. 모두 필요한 공식적인 과정이었다. 나는 노트를 곁에 두고 통역관님과 함께 그들이 묻는 말에 천천히 그리고 간단하게 답했다.


결국은 보상처리를 해 줄 테니 직접 Rist Management Department의 담당자와 contact 해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는 말을 해 주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듯했다.


마치 거대한 공룡 앞에서 돌팔매질을 하는 다윗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Risk Management Department에서 조사 후 더 이상 보상이 안된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구나 싶었다. 큰 호흡을 한 후 새 부서의 담당자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받아 적었다.


Risk Department에 전화하겠지만 가능하다면 그 부서의 담당자에게 이러이러한 사항으로 '내가' 전화할 것임을 알리는 이메일을 한통 보내즐 수 있는지 물었다. 참조란에 내 이메일도 함께 넣어달라 요구했다. 자칫하면 어제부터 해 온 이 과정을 새 부서 담당자와 반복하게 될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서 이다. 금발의 그녀는 그러마 했고 삼자 통화는 마무리되었다.


울 아버지가 지금의 나 보다 한 30% 더 똑똑하고 영어도 유창하게 하는 대찬 딸을 갖었다면 즉시 보상받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길게 나열한 이 마음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많은 알 수 없는 불편한 절차가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길 끝에 있는 더 좋은 것을 위한 과정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Risk Management Department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연거푸 오가던 미싱콜 후의 연결이다.


돌아온 답변은 '이메일을 통해 준비가 되시는 대로 틀니 원본 영수증을 보내주세요.'였다.


병원 보상 처리부에서 요구한 서류는 잃어버린 틀니에 대한 오리지널 영수증. 즉, 사라진 틀니에 대한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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