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면 깊숙이 들어있던 삶의 조각들이 하나, 둘씩 글을 통해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예술성이라는 건 고통을 통해 더 빛을 발하듯 글의 주제들도 그렇다.
끊임없이 깊은 내면에 손전등을 비추어보면 아픈 기억들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된다.
상처 덩어리였던 어린 시절
더 큰 상처 속에 살았던 결혼생활
그리고 이혼.
그 이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 다시 시작한
연애와 재혼
갑작스러운 암 선고와 암수술
10년 이상의 심리상담사로서의 경험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은 글을 쓰는 소중한 재료들이 내 안에 가득하다.
상처의 씨앗들이 가슴에 가득 뿌려져 있고
그걸 정성껏 키워 세상으로 꽃 피워 내보내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이미 치유된 상처들도 있고
진행형인 상처들, 또
지나갔지만 아직은 꺼낼 용기가 나지 않는 상처들.
글쓰기 수업에서 만나는 동기들이 있어 이 길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무슨 말을 해도 다 들어줄 것 같은 친구 같은 동기들.
따뜻한 커다란 항아리 속에 같이 앉아서 자신의 아픔들을 조심스레 꺼내어 보고
함께 아파하는 동지들.
아픔을 내어놓은 만큼 우리들 사이의 거리는 좁혀져 갔고 촘촘하게 밀착되었다.
너무나 치유적인 시간들이다.
새해에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그렇게 우린 작가 지망생이 되었고 브런치 작가도 되었고 출간 작가도 될 것이다.
글쓰기가 삶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게 될 줄이야...
글쓰기를 생각하며 잠이 들고
눈을 뜨며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지 고민한다.
또 신기한 건 글을 쓰려고 할 때 내면의 기억들 중에서 고개를 쑥 내미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다.
밀고 올라오는 글을 쓸 땐 손이 바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래떡 뽑듯이 올라와서 받아적느라 손가락에 땀난다.
하지만 그렇게 쭈르륵 적어놓은 글은 아직은 미숙하고 너무 날 것이다.
거기까진 아주 쉬웠는데 더 멋진 글이 되기엔 내 재능이 부족함을 계속 보게 된다.
거기다 인생의 메시지까지 글을 통해 전하려면...
창작의 고통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좋은 글들을 찾아서 읽고
수시로 생각 메모를 하고
글쓰기 책도 읽고
더 사유하고 성찰하고...
하지만 글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매일 일단 쓸 것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걸 온몸으로 체험했으니까...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 한 발 살포시 내밀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