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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멍
아침고요힐링시간
by
정민유
Sep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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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쓰기 한다고 머리가 복잡하고 내면은 시끄럽다.
과거의 상처들이 소환되어 다시금 마음의 생채기가 나기도 한다.
그 싫었던 감정을 다시 느낀다는 거...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었던 외롭고 공허했던 어린 시절의 내면아이를 만나는 작업.
하지만 용감히 그 감정과 맞서고 있다.
난 이제 더 이상 힘없고 존재감 없는 아이가 아니니까...
하지만 어젯밤은 그런 마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었다.
모든 게 부질없고 무거운 돌에 눌려 쓰러진 패잔병이 된 느낌.
' 과연 내가 책 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우리 집 앞엔 작은 숲이 있다.
이런 도심에 어떻게 이런 숲이 있는지 축복처럼
느껴지는 곳.
숲이 보이는 창가에 책상을 놓았다.
오늘도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이 분주하고 복잡했다.
커피 한잔을 내려서 무조건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나뭇잎을 그저 바라만 보았다.
하늘하늘, 흔들흔들, 사각사각
.
..
소나무의 가지들도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로부터 5분쯤 지났을까?
마음속이 더 이상 평화로울 수 없이 평온해짐을 느꼈다.
마치
생명수가 온몸에 촉촉이 내려 새로운 생명이 피어나는 것 같은..
신비한
경험이었다.
이사 온 지 3개월이 되어오는데 몇 번이나 여기 앉아 초록을 바라보았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 3~4번?
왜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을까?
왜 차를 타고 멀리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
바로 옆에 이런 오아시스가 있었는데...
단지 눈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면 될 것을...
결심했다.
매일 아침 눈뜨면 이곳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숲멍'을 하리라.
그러면 하루의 시작이 달라질 것이고 한 달이, 일 년이, 삶이 달라질 것임을...
' 단 10분이면 충분해.'
초록이들~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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