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아침의 예기치 못한 선물

by 정민유


'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성탄절 아침 창가에 앉아서 눈밭에 뛰어다니는 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주 영하 15도에도 얼어 죽지 않은 아이들이 너무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에 바라보고 있었다.

'어딘가에 자기들만의 집이 있는 걸까?'


그런데 잠시 후 어디선가 두꺼운 패딩과 털모자, 장갑을 쓰고 가방을 든 중년의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익숙한 듯 고양이들에게 다가갔고 뭔가를 한참 했다.


일어났다, 앉았다, 그녀는 분주히 계속해서 움직였다. 나무에 가려 그녀가 뭘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보이진 않았지만 고양이들의 보금자리에 있는 눈을 치워주고 먹이를 준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걸 바라보는 난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족히 30분은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추운 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그녀의 선행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껴서일까?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사랑을 주러 오신 주님..


잠시 후 남편이 일어나 다가왔다.

"여보 그동안 고양이들이 그 추위에도 죽지 않은 이유가 있었어. 어느 여자분이 고양이들이 있는 곳에 가서 눈을 치워주고 먹이를 주시나 봐. 저기 보이지?"

"그래? 정말 보이네. 그래서 고양이들이 잘 살아있었구나..

다행이다. 정말 고마우신 분이시다."

"우리도 깡통간식 들고 가보자"

남편이 고양이 간식깡통을 며칠 전 사 왔었다. 남편도 추위에 살아내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마음이 쓰였던 거겠지...




우리도 두꺼운 패딩에 모자에 장갑을 끼고 그곳으로 향했다. 길이 미끄러워 남편 팔에 의지해 겨우 겨우 올라갔다.

도착해 보니 고양이를 돌봐주신 그분은 아직도 거기 계셨다. 그리고 고양이 집이며, 먹이가 있었다. 집도 이중으로 직접 만드신 거라 하셨다. 아마 오랫동안 그 고양이들을 돌보신 듯했다.


" 저희가 창에서 보고 만나 뵙고 싶어서 올라왔어요. 정말 천사 같은 분이시네요. 그래서 얘네들이 잘 살고 있는 거였네요."

그렇게 말하는 우리에게

" 고양이나 강아지나 집에서 키워본 사람들은 밖에서 있는 아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이에요. 생명이 소중한 걸 아니까요. 여기 여섯 마리가 있어요. 동네에 좋으신 분들이 많아요. 이제 며칠 후 좋은 집이 올 거예요."

"너무 감사합니다. 누구나 하지 못할 일을 실천하고 계셔서요. 성탄절날에 소중한 선물을 받았어요."



잠시 후 성탄절의 해가 떠오르는 걸 보게 되었다.

마치 하늘에서도 이 모습을 지켜보시는 걸까?

성탄절 아침 문득 창가에 앉았다가 소중한 장면을 보게 되고 마음속이 따뜻해지는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았다.

눈이 내리는 길을 두 손 잡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 부부의 마음은 어제보다 10배는 밝아진 듯했다.


모두들 이런 소소한 행복을 누리시는 성탄절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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