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왕산천년주목숲길
한가한 토요일 약간의 몸살기운으로 느지막하게 일어났다. 어제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으니 오늘은 어디로 갈까? 남편과 상의를 했다. 얼마 전 발왕산케이블카를 타자고 했던 남편은 거기를 가보자고 했다. 거기 천년주목숲길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사실 아직도 감기 기운이 있어서 살짝 망설여지긴 했으나 가기로 결정했다.
그럼 가는 길에 내가 젤 좋아하는 <대관령 김치찌개>를 먹기로 했다. 식당은 집에서 30분, 발왕산케이블카 타는 곳은 집에서 40분 거리다.
서울에서 근교 나들이하는 시간보다도 가깝다.
오늘따라 구름이 예뻐서 발왕산의 풍경이 예쁠 거라 예상이 되었다.
토굴에서 2년 숙성한 묵은지로 끓인 김치찌개는 오늘도 역시나 최고였다. "이 맛은 진짜 전국구야"라는 내 말에 된장찌개를 더 좋아하는 남편도 고개를 끄덕였다. 커다란 그릇에 나온 밥 한 사발을 꿀떡 먹게 되는 그 맛!!
우리의 예상처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서 바라보는 풍경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절경이었다.
산의 능선들이 굽이굽이 이어졌고 구름은 겹겹이, 낮게 드리워져 있었다.
걷는 게 힘든 나도 여기까지 와서 천년주목길을 안 걸을 수 없어 250m 되는 곳까지 걸었다. 숲의 향기가 황홀했다.
남편은 더 올라가고 나는 중간에 돌아서 케이블카가 있는 곳 카페로 들어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썩 괜찮은, 아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주말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