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사랑할 줄 모르는 엄마가 되었다
완벽한 엄마는 없다.
최근에 어린 시절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내담자와 상담을 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했다.
육아책을 수백 권 읽을 정도로..
하지만 너무 애쓰다 에너지가 소진되고 결국 실패감을 느끼며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졌다.
자기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쏟아부었지만 자신 안에 사랑받은 경험이 없기에 건강한 사랑을 흘려보낸다는 게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다고..
그 얘기를 들으며 나와 우리 딸들의 일들이 오버랩되었다.
자기애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난 따뜻한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극성이었던 동생들이 셋이나 있고 난 조용하고 내 할 일을 알아서 하는 착한 딸이었다.
엄마는 육아를 너무 힘들어하셨다. 그리고 엄마 마음에 드는 두 자녀를 편애하셨다. 물론 나는 아니었지만..
나까지 부모님을 힘들게 하면 안 되었기에 난 사랑받는 건 포기해야 했으리라.
집안에서 마음 둘 곳이 없었다. 항상 뼛속 깊이 외로웠다.
나도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아이였을 뿐인데..
사랑받고 싶다는 건 욕심이 아닌데.
그런 애정결핍이 마음의 병이 되었다.
그러나 자기애적인 남편과 결혼을 했으니 남편에게도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했다.
그런 결핍 덩어리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 당시 우울하고 심리적인 고통감이 너무 컸다
그리고 애정결핍으로 마음속 한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신앙에 매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받은 경험이 없기에 하나님의 사랑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에서 느껴지지가 않았다.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기도 했다.
운동, 영어공부. 양재학원, 붓글씨, 꽃꽂이, 보육교사 자격증, 예수전도단 훈련 등 그 구멍을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배웠다. 하지만 그것도 그때뿐이었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교육심리학과도 전공을 했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게 지식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더 죄책감만 커질 뿐..
오히려 알고 있는 지식과 다른 행동을 하는 스스로에게 자책하게 되고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이기적이고 나 또한 자기애적인 엄마였다는 게 보인다.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진다.
이 애정결핍을 치유하기 위해 오랜 시간 상담을 받았다.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오랜 상처들을 다 꺼내놓으며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쌓인 눈물이 많았기에..
나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도 힘든 일이었다니..
사랑받고 싶다는 건 생명만큼 강렬한 욕구다.
엄마의 따뜻하고 공감적인 사랑을 못 받았다는 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내 자식에게는 내가 받은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에 좋은 엄마가 되려고 발버둥 치며 살았었다.
하지만 완벽한 인간은 없는 것처럼 완벽한 엄마 또한 없다.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나에게 한동안 마음 문을 닫고 있던 막내딸이 보내온 카톡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누구나 다 죄인인데..
그리고 엄마가 많이 힘들 때 내가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주님이 엄마 맘에 항상 계시길 진심으로 기도할게. 나한텐 그게 젤 큰 힘이니까 엄마도 젤 큰 힘을 갖고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 카톡을 받고 울고 말았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붙들고 계셨구나..
외로움 때문에 하나님께 더 매달리게 되었나 보다.
"완벽한 엄마는 없다"
이 말이 위로가 되었다. 난 딸에게 위로받는 못난 엄마다.
딸들이 모든 면에서 엄마보다 훨씬 나은 아이들이라는 게 너무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더 친밀한 모녀 사이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