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글쓰기의 주제
내가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애당초 이 고달픈 일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며 또 어째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가?
최근에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으며 내 뇌리에 꽂힌 질문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2달 가까운 시간 동안 미친 듯이 글을 썼다. 54개의 글을 발행했다.
새로운 놀이터를 발견한 듯 글 쓰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났다.
시도 때도 없이 내면에서 글감이 밀고 올라왔고 난 휴대폰에 엄지손가락 하나로 그것들을 풀어냈다.
-남편과 50대에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 에피소드.
-심리상담실에서 만나는 내담자들과 마음을 울렸던 순간들.
-열등감 덩어리 었던 내가 상처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 치유의 과정들.
세 개의 카테고리의 글들이 시간을 바꿔가며 나에게 사인을 보내왔고 난 어떤 틀이나 시간의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글들을 쭈르륵 써왔다.
뭐 하나에 빠지면 블도우저처럼 밀어붙이는 내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다가 <유혹하는 글쓰기>의 주제에 대한 글을 읽는데
'정말 난 내 글들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란 커다란 의문에 다다르게 되었고 글쓰기가 일시 정지되었다.
5일 동안 글감이 말을 걸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는 나를 한 발짝 떨어져서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친 듯이 쏟아내고 한숨 돌리는 느낌도 들었고 이젠 내면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살펴볼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다.
'단지 내면에 있는 것들을 쏟아내고 싶은 건 아니었는데...
그 이상의 의미를 찾고 싶은데..'
그러나 그동안 내면으로 들어가서 살펴볼 여유도 없었고 아니, 그것보다 조금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숙성시키는 시간을 갖고 싶기도 했다.
드디어 오늘에야 그 숙제를 풀어야겠다는 마음이 적극적으로 올라왔다.
내 삶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누군가와 교감하고 소통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편하고 행복한 존재에 대한 갈망...
그게 친구든, 연인이든, 남편이든 그런 존재를 찾아 헤매었던 것 같다.
안다.
부모도 해주지 못했던 따뜻한 관심과 인정과 사랑과 수용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채우고 싶어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는 것도..
하지만 누군가와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그 욕구는 너무나 강렬해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는 거.
"구원자 콤플렉스'
내가 받고 싶었던 것을 타인에게 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비록 이것이 건강하지 못한 거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
각종 상처의 종합 선물세트였기에 내담자들의 마음이 너무 뼛속 깊이 느껴진다.
난 상담사가 되어 애정결핍이 있고 자존감이 낮은 내담자들에게 내가 받고 싶었던 사랑을 주면서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무엇보다 기뻤다.
그게 구원자 콤플렉스일지언정 난 내담자를 마음속 깊이 사랑한다.
나의 따뜻한 사랑을 통해 그들이 실제로 상처가 치유되고 생명이 살아나고 스스로를 조금씩 사랑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가장 가까이에서 목도한다.
그들의 부모가 통제와 비난과 강압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변화시키려 했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부족한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괜찮다고 수용해줄 때 내담자들은 변화된다.
무한한 사랑을 가지고 따뜻한 눈빛으로 믿어줄 때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늦은 나이에 만난 나의 인생의 반려자인 남편.
그와 난 너무나 닮은 구석이 많았고 서로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를 만나 평생의 목마름이 해소된 느낌이 들었다.
비로소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느낌.
아마 그건 놀이공원에서 엄마를 잃어버렸던 아이가 오랜 시간이 지나 엄마를 다시 만난 느낌이랄까..?
안도감, 뿌듯함, 즐거움. 안정감, 고향에 온 느낌..
생애 처음으로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 날 보며 눈빛이 안정되었고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한다.
내가 내 얼굴을 봐도 훨씬 여유롭고 부드러워 보인다.
남편과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는 게 날 변화시켰다.
이혼 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정신없이 모임에 가고 약속을 잡고.. 그러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의 공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 편인 남편이 생기자 난 1달에 1번도 약속을 잡지 않는다.
그리고 막 나대고 튀고 싶은 욕구도 없어졌다.
이 글을 쓰며 내가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명료 해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라는 것!!
사랑만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
오직 사랑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옆에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길, 있는 그대로를 품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나중에 '좀 더 사랑할 걸..' 하며 후회하지 않기를...
그게 바로 내가 글쓰기를 통해 말하고 싶은 주제다.
난 앞으로도 "사랑쟁이"로 살아갈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