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럽다. 머릿속이 너무 소란스러운 것이 소음 가득한 대로변을 끊임없이 걷는 것과 같이 피로하다. 빈 자동차가 저 알아내는 경적소리가 끊임없이 귀를 울려대는 것처럼 끊임없이 내면의 소리가 내벽에 쾅쾅 부딪히는데, 무슨 소리가 나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과거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부적합함을 자주 느끼고, 나아가 자신을 심하게 비난한다고 한다. 최근 알려지고 있는 가스라이팅이라는 개념은 가족, 친구, 연인 등 가까운 관계에서 상대의 의견을 알게모르게 조종한다는 개념이라 한다. 화를 낸다거나 죄책감을 주는 말, 넌 안될거야 라는 말 등을 해서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자기 생각을 믿기 어렵게 되고 '불안'을 자주 느끼게 된다고 한다.
요즘 읽은 책(The Righteous Mind)에에서도 상대방을 순종하게 하기 위해 여러 문화권마다 쓰는 방식을 다룬다.
크게는 1. Ethics of autonomy 2. Ethics of community, 3. Ethics of divinity 라고 한다.
그러니까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1)
혹은 조직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2)
혹은 성경에 나오는 말에 따르지 않아서 (3)
등의 말로 타인의 행동을 그릇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절대적으로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 보통의 일상에서 이런 이유로 규율을 만들고, 타인을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고, 묶어두려 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격한 반응 역시 악영향을 크게 미친다. 대화 도중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큰 충격을 준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 상대방이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이런 말을 하는지보다 본인의 감정이 앞서는 반응이다. 분명히 그들도 손뼉 소리를 나게 하는 반쪽이면서 상대방을 큰 소리로 제압하려는 것 같다.
그 어떠한 것도 고치지 않으면 그 불행도, 상황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계속 우겨대 봤자 고통은 지속된다.
그냥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고치면 되는데. 방어전에서 힘을 그렇게까지 뺄 일인가?
고통은 교훈을 배울 때까지 반복된다.
자신 선택에 대한 지지를 못 받다 보면 자기 이미지가 나빠지고 확신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또한 대화가 안 통하니 결과적으로는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
'나같이 ~~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과연 정당한 생각인지조차 헷갈려 불안해하는데
상대방이 내 말을 듣지 않고 극렬한 반응을 하니 심적으로 놀라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할까 두려워지고,
대화가 되지 않고 해결되는 건 없으니 더 불안해지고 답답해지는 것이다.
이게 인간관계라고 보이는 순간, 여느 인간이랑도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지는 것이다. 대인 기피라는 게 이래서 생긴다.
이럴 때 제법 곁들여하는 것이 비교다. 특히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타인과 본인을 잘 비교한다. 그리고 상상 속의 타인은 무엇이든 문제없이 빠르게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교라는 것은 참 쓸데가 없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전혀 현실과 다른 가정과 상상일 뿐이다.
자기 비난은 누구나 하는 만큼 해결책 역시 서치엔진을 통해 쉽게 찾을 수는 있었다.
1. 자신의 비난을 알아차릴 것.
2. 그런 생각과 감정이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할 것
3. 내면의 비난하는 목소리에 이름을 지어줄 것.
4. 부정성을 제한할 것 (e.g. 하루에 한 시간 이하로만 자기 비난(하) 할 것).
5. 다정한 친구가 말하 듯 자신에게 말할 것.
6. 당신의 관점을 바꿀 것.
7. 소리 내어 말할 것.
8. 그 생각을 멈출 것.
9.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으로 대체할 것. (마치 치킨 대신 닭가슴 샐러드를 먹는 것처럼)
10. 부정적인 생각을 트리거하는 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조절할 것.
11. 본인의 강점과 성공에 대해 기억할 것.
12. 다른 사람을 도울 것.
13. 환경을 바꿀 것.
14. 감사할 것.
이런 것이다.
불안이 있으면 반응이 두려워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메세지(Messages, Matthew McKay)라는 책에서 자기 공개, 그리고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영어로는 'self-disclosure(자기 공개)'이라고 한다.
타인이 아는 정도와 내가 아는 정도를 비교해봤을 때 '나'라는 존재는 4가지로 구성이 될 수 있다.
- 남도 나도 아는 나 Open
- 남은 아는데 내가 모르는 나 Blind
- 나는 아는데 남은 모르는 나 Hidden
- 남도 나도 모르는 나 Unknown
이때, 과묵하고 자기 얘기 안 하는 사람들이 Hidden 이 큰 것이고,
눈치 없고 자기도 알게 모르게 사랑/미움받는 사람들이 Blind인 것이다.
한때 굳이 내 이야기를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self-disclousure은 상대방에게 편안함, 신뢰를 줄 수도 있고, 무엇인가를 감추느라 현재를 충분히 즐겨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단점이 또한 있다. 하기 싫으면 상대방과 공개 수준을 나 스스로 확인해두고, 안 하면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 내 생각이나 의견, 감정을 미리 말해두지 않으면 미스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너무 크다.
자기 공개는 아래 6가지에 대해서 할 수 있다 한다.
1. Tastes and interest
2. Attitudes and Opinions
3. Work (or Studeis)
4. Moeny
5. Personality
6. Body
또한 청자에 따라서 그 정도를 달리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가족한테, 친구한테, 애인한테, 공개하고 싶은 정도가 다 다른 것이고,
자신이 누구에게 얼마나 무엇을 공개하고 싶은지를 알면, 당연히 자기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마음도 편해지는 것이다.
아직 불안이 있는 상황에서 결국은 자기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것도 문제가 된다. 이건 공부가 조금 필요하다.
점차 연습을 해야 한다. 난이도라면 난이도이고, 위험 부담이라면 또 그러한 단계는 아래와 같다.
1. 정보나 사실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공개하는 것이 제일 '안전한' 것이고
2. 다른 사람이 가진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3.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면서 본인 입장을 가지고 자신에 대해 조금씩 공개하는 것 (더 위험을 부담하게 됨)
4. 자신의 감정을 말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에 대해 정말로 공개하기 시작하는 것
5. 감정을 현재 대화하는 대상에게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말하는 내용은 Observe (fact), Feeling, Belif, Need을 모두 말하면 좋다 한다. 그 이유는 나와 상대방 간에 오해할 여지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1. 우리는 항상 대화를 하면 화를 내면서 끝내게 돼요.
2. 그래서 항상 좌절스러워요.
3. 대화가 잘 안 되는 건 관계에 좋지 않은 것 같아요
4. 조금 더 내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 들어줄 수 있어요?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결국 표현이라는 것은 내가 보는 것,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지금 당장, 상대방의 반응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까지 포함하여 이야기하는 것인 것이다.
때로, 상대방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현명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기감정이나 생각을 방어하기 위해 어떤 말이든 가져다 쓴기도 하고, 남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해 조정이나 대화가 안되기도 한다. 이건 사람이 단순히 '그 사람이 그래서'일 수도 있다.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잘 고려하지 못하는 것을 심리학에서 '순진성'이라 한다고 한다. 순진성이 높을 수록 갈등상황에서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에 때로 원치 않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본인이 최선을 다했고 본인의 나아짐에 집중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부정적 코멘트를 때 상대방은 기분 나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적이라면 더더욱. 받아들이지 않는 상대, 나아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전혀 돌보지 못하는 사람과는 접촉을 줄이는 게 낫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무시해야 하는 건 내가 옳아!라고 맹신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대화가 되지 않는 상대와의 관계,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 대화를 포기하여 상대를 미워하느라 감정 소비를 할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다. 듣지않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불안과 죄책감을 유발하고, 나아가 셀프 이미지를 망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위해 타인의 가치와 행동,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 자신을 초라하게 볼 이유가 없다. 내 말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과격하게 반응하는 사람들 때문에, 충격받고 나를 의심할 필요도 없다. 나아가 자기 불확신과 반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른 관계와 인생 전반에 불안을 느낄 필요도 없다.
편안한 내면을 위해 필요한 것이 몇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건간 한 식단을 지키고 운동하고 술 담배를 안 하면 건강이 어느 정도 지켜지는 것처럼 행복에도 어느 정도 기초적인 룰이 있다고 한다.
조금 더 나 자신과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래도 된다 독려하고, 또한 남에게도 우호적이고, 무례한 사람은 단호하게 대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남과의 관계나 대화를 아예 피할 것이 아니라 좋은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좋은 사람과 서서히 연습해 나가면 된다. 만약 무엇인가를 시도해보고자 한다면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상대의 감정을 들어주고 함께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것, 그 자리에서 객관적이고 간결하게 내 생각, 느낌, 니즈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해결책 없이 불만을 하는 것은 비난에 불과하다. 나와 당신이 어떻게 나아갈지 꼭 생각을 해보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