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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우 Jan 07. 2023

2022년, 그리고 2023년

명확하게, 단단하게

벌써 2022년이 끝났다! 2022년은 박사과정으로 보자면 내게 청춘같은 시기였다. 아이같이 두리번거리며 즐거웠던 1학년을 지나 열심히 일하고 또 그 진전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시기였다. 한편으로 그렇기에 열정에 취해 거리를 두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연말인 10월에 들어 3년차를 맞이한다는 생각에 긴장도 조금 되었다. 박사과정 3년차인 2023년이 내가 보내온 시간들을 잘 끝맺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2년을 돌아보니, 내 안에서 오랫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답들을 나는 서서히 찾아가고 있었다. 마음 안에 부정적인 것이 있으면 고통스럽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것이 고통스러운 것 처럼, 마음이 행복하지 않으면 고통스럽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에는 공부하고 어떻게든 뭔가를 잡아보려 흐르는대로 바삐 살아가던 때에 비하면 이 시간은 내면의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답을 찾아갈 수록 나는 조금 더 단단하고 행복해지게 되었다. 이것을 반복할 수록, 고통은 더 나은 삶의 전조임을 깨닫는다.



2022년을 돌아보며,

첫 번째로 나는 단단한 내면으로 지은 건강한 바운더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누구 인생이 더 나은지 못한지 따위나 남들이 내인생을 어찌 평가하는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말들은 무척 오랜기간 신경을 쓰기도 했다. 남의 말에 신경을 쓰는 것은 무척 소모적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쓰던 시기를 지나니, 나는 그게 나만의 단단하고 명확한 내면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가치에 대해 나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없기에, 흘러들어오는 많은 것들에 휩쓸리지 않았나. 상대의 언행이 어떠한지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고, 내 생각과 너의 생각 사이에 무게를 잡지 못하고 불안하였다.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나온다. 그것이 무엇에 대한 불안이던 말이다. 그렇기에 나만의 기준이 있으면 조금 덜 불안하다. 내가 굳건할 수록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단호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무시할 건 무시하고, 이해할 건 이해하고, 사랑할 건 사랑하는 것이다. 더 명확하고 깊게.


한편으로 내가 누구나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지만 분명한 것은, 난 공격적인 비난을 무서워 했다는 것이다. 생각컨데 이런 두려움이나 불안은 과거의 상처, 충격같은 것에서 비롯한다. 비난하는 이, 갈등을 맺을 구실은 언제나 있을 것이요, 갈등하게 되는 경우의 특성이란 것은 나 홀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 20%의 경우가 두려워 나의 50%로 살고 싶지 않다. 나의 바운더리, 나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할 수록 나를 지킬 수 있고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올해 '자기 자신이 되는 자유에 대한 글', '관계불안', '자기공개'에 대한 글을 썼다. 여전히 본연의 모습으로 살 때 인간은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한정된 시간이다. 그러니 불안으로 위축되지 말고 정직하고 정중하게, 나의 100%로 살며 풍부하고 깊게 느끼고 행복하고 싶다.


두 번째로는 더 정갈한 생산이다.


방향성이 없는 생산은 늘어놓음에 불과하다. 가치가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일단 어렵다. 하지만 가치가 있는 대상이라 하더라도 방향성이 없다면 일관적이기도 어렵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도 어려워 진다.


방향성을 가지는 것은 '선택'이다. 선택하지 않으면 방향성을 가지기 어렵다. 선택을 미루거나 원하는 바를 명확히 하기 어려워할 수록 통일되고 더 강력한 가치를 생산하기 어렵다. 연구도 그렇고, 취미도 그렇다. 연구에도 명확하고 예리한 연구질문과 스토리가 필요하다. 취미가 아마추어가 되고 프로페셔널이 되는 차이는 단순히 가치의 질 뿐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과 꾸준한 행동력일 것이다.


새로운 해에는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내리고 방향성 있게 생산하려고 한다. 현재로서 나의 방향성은 나의 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것이든 얻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제일 공감하고 시간을 많이 쓰는 것들은 건강한 생산성이다. 이것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고, 생산에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천천히 설계해보려고 한다.


연구, 글쓰기, 사진 - 적절히 선택하고, 꾸준히 가치있는 것을 방향성 있게 생산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삶의 많은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줄곧한다. 특히 지나친 완벽주의나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배움의 즐거움과 자연스러운 나아짐의 과정을 더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실수한 것, 모자른 것, 돌아보니 부족했던 것들은 시도했고 나아졌기에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부족한 면들을 부끄러워하고 실패라 생각하기보다 즐겁고 당연한 것으로 기억하고, 기록해보자. 내가 가진 기회, 어려움, 배움, 나아짐 이런 것들을 나를 위해,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더 면면히 기록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2023년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마음으로 일하되 그렇기에 아주 깊게 들이마시고 음미하는 한 해로 보내고 싶다. 부지런할 수록 무엇이던 더 누릴 수 있다. 배움에는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이 따르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다. 가치있는 것을 얻을수록 내 삶 역시 다채롭고 의미있을 수 있다. 새해에도 역시 부지런히, 꾸준히 직면하고 배우고 나아지면서 내 삶을 더 고양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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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계정: insta @memories_of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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