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상사나 선배가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후배에게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는 것을 종종 듣곤 했다. 어디까지 괴롭힘이고 피드백인지 구분 지어 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하다 보니 물론 일로서만 만난다 하더라도 사는 얘기, 개인적인 생활방식등이 공유되기 마련이다. 요즘 부쩍 급물살을 타는 MBTI를 보더라도 나와 비슷한 유형, 아주 다른 유형으로 가르마 타기를 하는데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직장에서 나와 불편한 유형과 지내는 일은 무척 지난한 일이 된다. 나와 직접적인 생활영역 내 있지 않다면 굳이 관심 가지지 않아도 되지만 실제로 그렇게 잘 되지 않았다. 어느 부서 누구는 어떻다더라~ 누구와 누구가 사이가 안 좋다더라~등등. 같은 팀에 그런 소문에 유달리 밝은 팀원이 있었다. 그가 들려주는 조직 내 소문들을 통해 난 꽤 소식이 밝은 편이었다. 그런데 한 번은 그 팀원이 다른 동료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받은 적이 있다. 결론은 아니다는 결과를 받기는 했지만 그렇게 결론이 나기까지 마음고생이 엄청 심했었다. 물론 팀장인 나 또한 편할리 없었다. 악의가 없었다고는 하나 소문의 전달자, 전파자가 되는 것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그런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한편으로는 가해자의 입장이 되었다. 정말 억울하지만... 옆팀의 팀장이었는데 그녀의 리더십이 너무 독특해서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쓰였다. 자기 팀원을 대하는 말투나 업무 기준을 보더라도 정말 나와는 맞지 않았다. 우리 팀 일과 엮이게 되면 너무 불편해서 신경이 바짝 서곤 했었는데 마치 전쟁터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딱히 대 놓고 언쟁해서 엉클어진 사이를 풀고 싶지는 않고 그런 불편한 마음을 덮어 놓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그 팀장과는 얘기를 많이 나누지 않고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내가 말을 많이 아꼈었다. 그러다 누군가에게 속내를 드러 내었나 보다. 그 말이 어떻게 그녀에게 들어갔는지 자기에 대한 불만을 직접 얘기하지 않고 뒤에서 뒷말하고 다닌다고 나를 몰아세웠다. 직접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하지 않았으나 저변에 깔린 의도는 그러했다. 나는 그냥 몰아치는 화를 받아냈다. 아~ 정말 다시는 아무 말도 안 해야지. 또 한 번은 우리 팀 일을 도와주는 협력회사의 업무책임자와의 관계에서도 있었다. 사무보조 업무를 지원해 주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는데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었다. 직접 신고까지는 안되고 중간에 사과하고 마무리되었으나 다시 생각해 보아도 억울하고 정말 어려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선의든 악의든 어떤 상황에서든 말조심해야 한다. 내가 뱉은 말은 어떻게든 책임질 날이 오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외쳐댈 수 있는 대나무숲을 만들었었다. 그건 바로 믿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동료이다.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시간과 공을 들이면서 천천히 단단히 만들어가야 한다. 가능하다면 조직 내 조금은 떨어진 부서로 일 잘하는 역량 있는 선배이거나 또래의 동기도 좋겠다. 그런데 이해관계가 엮어 있으면 절대 안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선 정말 진심을 다하고 투자도 해야 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냥 주어지는 좋은 관계란 없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새로운 조직에서 빠른 습득을 위해 기존 직원, 선배, 상사들에게 빨리 배워야 한다. 그런데 Z세대 신입사원은 어렵다. 인내력도 참을성도 없어 보인다. 자기만 잘났고 지가 아는 게 최고인 것처럼 군다. 게다가 직장 내 괴롭힘 사례들이 회자되면서 오지랖 넓던 선배들이 조심성이 높아졌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 보따리를 구태여 열어 보이려 들지 않는다. 1년은 정말이지 내가 해야 할 직무분야, 일에서 만큼은 잘 배웠으면 한다. 3년까지는 라고하고 싶지만 그건 인터넷도 없던 라테~~ 일이라서... 1년만 꼬박 고3 수험생 기분으로 배운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