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갑니다.

by 별샘

가장 높은 산입니다.

태어나 처음 등반한 그 곳은

향기롭고 편안합니다.

바람이 고되 누울 자리를 찾다

산등성이에 걸쳐 다리를 뻗을 때

무거워진 봉우리는 균형을 잃어갑니다.

시간의 속보에 휘청이던 나무들은

어느 새 단풍이 들어

아름답지만 속상합니다.

침식되어 기울어지고 작아졌지만

여전히 나의 태산입니다.

골짜기가 조금 더 패이고

가파른 산이 조금 더 완만해지면

나를 등반하세요.

당신처럼 될 순 없겠지요.

모나고 각진 돌덩이, 좁디 좁은

어리석은 작은 동산에 고된 얼굴 걸칠 당신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내성적이던 나는 엄마와 아빠의 등이 세상에서 가장 숨기 좋은 곳이었다. 부끄러울때도, 무서울 때도, 기쁠때도, 슬플때도 나는 숨을 장소가 있었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나서 처음 보인 엄마와 아빠의 등. 세상에서 가장 넓었던 나의 태산이 작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나의 태산이고 싶은 두 분은 언제나 내게 등 뒤를 내어주신다. 언제든 숨으라고.

아직은 두 분의 등 뒤에 숨고 싶다. 조금만 더, 잠시만 더.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그 때, 태산은 못되겠지만 두 분의 동산이 되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