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세상 읽기

mondo grosso - 1974, way home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by 아무

오랜만에 이어폰을 꺼내어 귀를 막는다.
귓가에 들려오는 첫 번째 노래는 몬도 그로소의 음악.

오랜만에, 요번 주 내내 뿌린 향수는 롤리타 램피카. 어릴 땐 이런 진한 파우더 가득한 향이 거북했는데 요즘 즐기는 향수는 죄다 진득하고 묵직하다. 이렇게 취향도 나이를 먹나 보다.

몬도 그로소의 음악을 처음 들은 땐 20대 후반이었는데 십 년 지난 지금도 역시 듣기가 좋다. 피아노와 드럼 약간. 가벼운 듯 무거운 요런 느린 템포의 음악 소리가 좋다. 이런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사람은 행복할까?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고.

몸무게는 늘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전체적으론 10년 전과 큰 변화가 없다. 거의 예상 가능한 폭 사이에서 왔다 갔다. 외모도 거의 비슷한데, 속 탄력은 변했다. 어릴 적에 즐겨 쓰던 샤넬 복숭아 메이크업 베이스를 지금 쓰려니 무척 당긴다. 십 년 사이에 내 피부는 아주 건조해졌나 보다. 그래서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부지런히 써야 한다. 겨울엔 페이스 오일을 치덕치덕.

절대 기억력을 갖고 있던 내가 요즘은 자꾸 깜박거린다. 수년 전 '아이크림 두 번 바른 게 우습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요즘엔 그 정도는 기본, 사무실 에어컨을 안 끄고 나온 것 같아 몇 번이고 왔다 갔다. 이건 기억력 감퇴라기 보단 강박증인 것 같다.

모든 것에 대한 강박이 나를 고민하게 한다.


폭풍전야 같은 지금 이 순간을 감성 가득하게 그저 이렇게 누리려 한다. 이 정도의 감사한 여유.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데 그래도 변한 것이 있다면 이런 나를 대하는 나 자신의 마음가짐이 변했다.
여전히 우울하고 축 처져있고 혼자를 즐기지만
이런 나여도 괜찮다는 것. 괜찮다는 마음을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가 지나고 오션의 24/7 이 흘러나온다.
아 좋다.

내 추억상자 음악 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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