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악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불편한 사람은 많다. 나를 불편해하는 사람, 내가 불편한 사람, 서로 불편한 사람 다양한 이유로 불편한 사람이 있다. 무난하게, 둥글둥글하게 살아온 것에 비교하면 제법 많다. 왜 그런지는 나 빼고 주변인은 모두 알 테지. 어릴 때엔 어떠한 이유로 멀어지는 사소한 인연에 연연해 하며 마음 졸이고 속상해하고, 반성하고 뉘우치고 감정 소모가 많았다. 친구, 연인, 아는 사람, 선후배 등등을 떠나보내며 내 탓이라 여기며 속앓이를 해왔다.
요즘의 인간관계는 굳이 악연이나 불편하지 않더라도, 한없이 좋기만 한 관계였더라도 의도치 않게 흘러가거나, 스쳐 지나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로 필요 때문에 붙잡을 이유가 없으니 흘러갈 수도 있고, 서로의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어쩌면 처음부터 좋지 않은 관계인데 좋은 척 포장하고 있었는지도. 아무튼 - 좋은 관계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관계 맺음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게 되었다. 아주 조금은.
최근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 비교해 매사에 상당히 몰입하는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인간관계도 업무도 취미도 모든 것에 가진 에너지 전부를 쏟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만큼 많이 좋아했고 쉽게 지쳤다. 공들인 만큼 지나고 난 후의 허전함도 컸다.
악연도 불편한 사람도 좋은 관계를 놓치는 것도 내가 만드는 것. 나의 욕심과 관심 덕분에 우리의 연결고리를 팽팽하게 잡아당겼다가 끊어질 때까지 방치해 두는 것. 어제 읽은 책에 서 본 듯 여우처럼 관리를 잘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내 탓이었다. 결국, 내 탓이지만 죄인은 아니다.
나의 그러함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것. 쉽게 변하진 않을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