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람

by 아무

바람
바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유난히 요란한 소리를 몰고 다니는 이 시기의 바람은 무섭다. 날아가지 않을까, 사라지지 않을까 잔뜩 웅크리며 바람을 맞이한다. 사실 그건 바람이 내는 소리가 아니다. 나뭇가지와 좁은 골목에서 펄럭이는 현수막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일 뿐. 바람을 겁내는 자들이 만드는 소리. 겁쟁이들의 떨림에 잔뜩 겁을 먹고 두려움을 더한다. 존재하지 않는 걱정 따위는 그렇게 전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