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작
올해 봄이 유난히 빨리 찾아왔던 것만큼 모든 것이 요란스럽다. 변화무쌍하던 날씨도, 지독한 콧물도 인간 관계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몸뚱아리는 여전히 지난날을 그리워한다.
실패와 아픔, 상처와 혼란이 가득했지만 살 만했다. 아니, 견딜만했다고 되새긴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듯 어리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아름다움만 간직하려 한다.
돌이켜보면 버티기 힘들 것 같던 순간에도 살아왔다. 살면 살아지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물들어가듯 살아내야 한다. 삶이 지닌 고단함을 버텨내야 한다. 날씨나, 콧물, 인간관계 따위에 나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
감정의 뒤엉킴은 나만이 처리할 수 있는 것. 시도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