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일상] 가혹한 당신

by 아무

가혹한 당신
하고 싶은 건 많고, 시간은 정해져있으니 우선순위대로 움직이다보면 멍때리면서 쉬고 재충전해야할 시간이 뒤로 밀린다. 한 템포 쉬었다 가고 싶은데 자꾸 짬을 놓친다. 뼛속 까지 차있는 조급증과 완벽증 덕분에 쉬는 시간마저 쫓기고 제한 시간을 정해둔다. 이놈의 성질머리는 어떻게 해야 느긋해지는지 알 수 없지만 이짓도 버틸만하니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뇌에서 생각하고 판단한 후 실행하는 게 아니라 자동 반사적으로 행동한다. 단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일의 효율이나 지속가능성 등 아주 잠시 동안이라도 머릿속에 머물다 정리하고 처리할 일들을 입력 순서대로 그저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무더위와 쌓여있는 업무가 한 몫 하고 있지만 이런 시기에도 좀 요령 있게 쳐내고 싶은데 그건 역시 내 욕심일까.

당장 화분에 물도 줘야하고, 사진도 찍어야 하고, 물걸레질도 해야 하고. 자질구레한 일들에 밀려 길게 봐야할 업무들이 자꾸만 뒤로 밀린다. 업무들로 머릿속이 꽉 채워져 당장 내일이 휴가인데 아무런 계획조차 세우질 않았다. 이대로라면 공항 가는 리무진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잠시 동안이라도 쉴 틈이나 여유 따위 내게 허락지 않는, 내게 가장 가혹한 나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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