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by 아무

다정한 사람에게 선물 받은
오늘의 커피

어쩌다 나는 커피 애호가(?)가 되었나.

아마도
지난 연애의 영향일 것이다. 커피 따위 즐기지 않던 내가 지난 연애가 끝난 후로 커피와 맥주를 미친 듯이 마시게 되었다. 그래 봤자 커피는 하루에 한 잔, 맥주는 일주일에 한두 잔이지만 이전에 비하면 '미친 듯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마시고 있다.

아마도
처음 시작은 지난 연애에 대한 그리움이었던 것 같다. 유난히 커피를 좋아하던 그 사람. 솔직히 커피를 좋아했는지, 카페인에 반응하지 않았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가 만나던 밤늦은 시간에도 그 사람은 늘 커피를 마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커피를 마셨다.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멍청해져 가는 내 머리를 깨우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와 헤어지고 난 그해 여름부터 나는 유난히 커피와 맥주를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된 나의 습관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그리고 이제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낙인'지어져 다정한 지인에게 커피를 선물 받게 되었다.


아무튼 선물 받은 '블루보틀 콜드 브루'는 뉴욕 여행의 필수템(?)이자, 커피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브랜드. 요즘엔 일본에도 파는 곳이 생겨서 나를 위해 이 금 같은 커피를 먼 곳에서 챙겨 와 준 감사한 마음. 그 마음을 한 모금 들이마셨다.

쓴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블루보틀 콜드 브루 캔커피는 내가 핸드드립 할 때 가장 많이 느끼던 신맛이 없다. 신기하다. 향기도 없다. 커피를 마실 때 입안으로 느끼는 향뿐 아니라 향과 기분도 함께 느끼는데 이건 향이 없어서 그게 신기하다. 그런데 술냄새가 조금 난다. 캔맥주 같은 모양새 덕분에 내 코와 뇌가 맥주 향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추억과 감사의 마음으로 마시는 오늘의 커피. 지난 기억과 감사함으로 마음이 먹먹하다. 아마도
커피를 마시기 전 읽었던 책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어제도 내일도 역사지만 오늘은 현재이다.
-어제 본 티브이에서 누군가가 했던 말.

오늘을 잘 살고 있는 나에게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