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내내 쌈을 싸 먹는다. 고추장과 된장을 1:1로 섞고,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트린 쌈장과 쌈채소만 있다면 밥 두 공기는 거뜬히 먹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상추는 좀 특별하다.
물과 바람, 햇빛, 흙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쑥쑥 자라나는 텃밭 채소 중 상추에게 눈이 간다. 평소엔 연두 같은 녹색과 갈색의 빛깔을 띄다가 꽃망울이 생길 시기가 되면 온 전체가 반짝이는 은빛으로 반짝인다. 그러다 갈색이 보라색으로 변한다.
녹색과 갈색이던 상추 잎사귀들이 점점 은녹색과 은보라색이 된다. 연두와 보라, 보색이 적절하게 섞여있는 이 상추 잎사귀가 이렇게 이뻤다니. 하루하루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아직 온전한 꽃이 피진 않은 꽃망울 주변으로 동그랗게 모여있는 작은 잎사귀들을 꽃이라고 해도 믿을만큼 꽃처럼 피어난다. 이쯤되니 평소 눈여겨 보지 않았던 상추 잎 가장자리의 뾰족함마저 아름답게 느껴진다. 러넌큘러스, 리시안셔스와 견줄 만큼 빛이 난다. 우리가 늘 먹는 그 상추에서 조금 더 성숙함이 더해진, 2세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품어내는 상추. 그 생명력과 본능적인 아름다움에 반했다.
텃밭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받고 있는 요즘, 양질의 먹을거리를 제공해준 것도 고맙고. 참 감사한 텃밭 식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