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강도(Es)가 높은 나무
상담센터 컨퍼런스 발표일이다. 오전 10-12시 일정을 마치고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대학교 정원을 걸어왔다.
"선생님들, 이 나무는 꼭 보고 가요."
여러 대학교 중에 이 학교에서 수련 근무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이 나무.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이다.
이 시기에 꽃이 핀다.
하늘을 보면서 꿋꿋하게 핀다.
열매 또한 꽃이 진 자리에 달린다. 새빨간 색이다. 겨울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나무다.
층층나무과라서 잎도 층층이 정갈하게 달린다.
작년에 이 공간에 출근하면서 아침마다 이 나무를 보러왔다. 그때는 사계절을 못 보고 중간에 그만두었지만, 올해는 꼭 이 나무의 사계절을 보리라 다짐하고 왔다.
잎이 없을 때 왔는데, 벌써 꽃이 피었다.
오늘 이 나무를 함께 본 선생님들을 모두 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분들이다.
"쌤들, 이 나무는 Es가 높은 나무예요."
라고 하니 바로 알아듣는다.
"그러네, 꽃이 꿋꿋하게 피어있네."
"앞으로 이 나무 보면 쌤이 생각날 거 같아요."
오늘 컨퍼런스 속 내담자도 그랬다.
치열한 20대를 지나서, 40대에는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Es=Ego Strength(자아강도)